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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안 "살려주세요" 절규…성폭행당한뒤 납치된 10대 오들오들(종합)

송고시간2016-09-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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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피의자, 승용차 타고 속초까지 도주, 경찰과 추격전 벌이다 사고후 검거

버스안 "살려주세요" 절규…성폭행당한뒤 납치된 10대 오들오들(종합) - 1

(속초 남양주=연합뉴스) 이종건 최재훈 기자 = 지난 2일 오후 3시 50분께 서울에서 남양주 방향으로 가는 광역버스를 운행하는 버스기사는 남양주 화도읍의 한 정류장에서 정차하다 화들짝 놀랐다.

버스에 타고 있던 10대 여학생 한 명이 갑자기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며 운전석 쪽으로 달려온 것이다. 이 학생은 운전석 쪽에 몸을 숨기고 오들오들 떨었다. 순간 한 남자가 급하게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기사와 승객이 경찰에 신고하고 A양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A양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참담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A양은 2일 오후 2시께, 오후 수업 전 잠시 옷을 갈아입으려고 서울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주택가로 들어서 집 근처까지 온 A양을 누군가 등 뒤에서 덮쳤다. 흉기까지 들고 있었다.

A양은 결국 집 근처에서 몹쓸 짓을 당했다.

A양을 성폭행한 최모(24)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흉기로 위협해 남양주로 향하는 버스에 A양을 태웠다. 최씨의 협박에 겁에 질린 A양은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최씨가 버스에서는 흉기로 A양을 위협하는 등 눈길을 끌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아 승객들은 수상한 낌새를 느끼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이 공포에 떨 동안 버스는 약 1시간을 달려 남양주시 화도읍 근처까지 와서 한 정류장에 섰다. 최씨가 A양을 끌고 내리려고 하는 순간 A양이 버스 기사 쪽으로 도망쳤고, 최씨는 그대로 내려 도망간 것으로 조사됐다.

충돌 사고로 부서진 승용차
충돌 사고로 부서진 승용차


(속초=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5시45분께 속초시 교동의 한 교차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달리다 맞은편에서 신호대기 중인 차량을 들이받은 SUV 차량 앞부분이 부서져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 차량을 운전한 최모(24)씨는 지난 2일 오후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귀가중이던 10대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뒤 납치한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던 중이었다. 2016.9.4 [속초경찰서 제공=연합뉴스]
momo@yna.co.kr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A양을 자신의 집 쪽으로 끌고 가려 한 것으로 보이나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버스 운전기사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최씨가 여학생과 함께 서울에서 남양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한 것과, 남양주 화도읍의 한 승강장에서 혼자 내린 모습이 찍힌 버스 내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신원을 특정해 추적했다.

또 최씨가 화도읍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의 승용차를 끌고 강원도 속초까지 달아나는 모습을 포착, 강원지방경찰청에 공조수사를 의뢰했다.

공조수사 요청을 받은 속초경찰서는 3일 속초 전 지역에서 최씨를 수색하던 중 오후 5시 40분께 교동 모 아파트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위해 신호 대기 중이던 최씨의 차량을 영랑지구대 경찰관들이 발견했다.

경찰관들은 최씨가 타고 있던 차량을 가로막고 검문을 시도했지만, 최씨가 미시령 방면으로 달아나면서 추격전이 벌어졌다.

미시령 방면으로 100여m를 달아나던 최씨는 한 중학교 앞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차들에 가로막히자 중앙선을 침범해 또다시 질주하다가 맞은편 차선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들이받고 멈췄다.

최씨는 차에서 내려 또 다른 차량을 훔쳐 달아나려다 실패하자 100여m를 도망쳤지만, 뒤따라온 경찰에 붙잡히면서 도주 행각은 끝났다.

남양주 경찰서 관계자는 "전날 강원도에서 최씨를 인계받아 현재 조사 중"이라며 "범행 동기부터 강원도에서 사고를 낸 경위까지 추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주경찰서는 최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오늘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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