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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룰라, 부패혐의 기소 강력 반발…"노동자당 파괴 시도"

송고시간2016-09-2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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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지원유세 통해 검찰·법원 비판…노동자당, 정치적 의도 의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0) 전 대통령이 자신을 부패혐의로 기소한 검찰과 기소를 확정한 법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북동부 세아라 주 바르발랴 시장 선거에 출마한 좌파 노동자당(PT) 후보 지원유세를 통해 "노동자당을 파괴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룰라는 "그들은 선거 때마다 얘기를 꾸며댄다"면서 "그들은 이제 노동자당을 파괴하고 없애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룰라는 자신에 대한 기소는 2018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쫓아낸 데 이어 나를 대선 후보가 되지 못하게 막으려 한다"고 밝혔다.

룰라는 이날부터 북동부 지역의 동시를 돌며 노동자당 시장 선거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다.

브라질 룰라, 부패혐의 기소 강력 반발…"노동자당 파괴 시도" - 1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

[출처: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브라질 연방법원은 전날 룰라의 부패혐의와 관련한 연방검찰의 기소를 확정해 재판하기로 했다.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는 "충분한 증거를 고려해 (연방검찰의) 기소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연방검찰은 지난주 돈세탁과 허위진술 등 혐의로 룰라를 기소했다.

룰라 기소는 브라질 수사당국이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Lava Jato·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벌인 부패수사에 따른 것이다.

수사당국은 대형 건설업체들이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정유소 건설 사업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뇌물이 오간 사건을 수사했다.

수사를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뇌물 규모는 6천500만 헤알(약 220억 원)이며 이 중 일부는 돈세탁을 거쳐 주요 정당에 흘러든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룰라가 받은 뇌물 액수가 370만 헤알(약 12억7천만 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연방검찰이 룰라 전 대통령의 혐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방검찰이 룰라 전 대통령의 혐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브라질 일간지 글로보]

룰라는 기소 확정 결정을 "엄청난 촌극이며 대단한 거짓말"이라고 비난하면서 기소 확정이 자신을 굴복시킬 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밖으로 나가 (진실을) 더 많이 얘기하는 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룰라가 부패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다음 달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지방선거는 미셰우 테메르 새 대통령 정부에 대한 평가이자 2018년 대선과 총선을 앞둔 전초전 양상을 띠고 있다.

노동자당은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에 이어 룰라 전 대통령을 기소한 데 강한 분노를 표시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노동자당 지도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당 소속 후보들에게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룰라 전 대통령 기소의 부당성을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도록 권고했다.

노동자당은 룰라에 대한 기소가 정치적 결정으로 이뤄졌으며, 2018년 대선에서 룰라의 출마를 막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일부에서도 연방검찰이 룰라에게 지나치게 포괄적인 혐의를 적용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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