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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깜짝 히트> ③ 약과는 살리고 여동생은 지우고

송고시간2016-09-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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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보다 훨씬 더 드라마스럽게 고쳐…사건과 인물 늘려

원작 웹소설 방문자 늘어나고 책도 베스트셀러 진입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원작도 덩달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3년 연재를 시작해 5천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한 원작 웹소설을 클릭하는 손길도 다시 늘어났다. 2015년 5권으로 출간된 책도 1∼5권이 다시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했다.

원작과 드라마는 기본 얼개는 같지만 다른 부분도 있다. 131회로 연재된 웹소설을 18부의 드라마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사인 KBS미디어는 "웹소설이 로맨스 위주다 보니 드라마화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사건과 인물을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KBS미디어는 "원작을 훨씬 더 드라마스럽게 각색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다행히 원작의 팬들이 실망보다는 드라마에 맞게 바꿨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드라마가 10부까지 방송된 현재, 공개된 내용을 기준으로 원작과 비교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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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관계 줄이고 내시된 과정도 고쳐

일단 홍라온(김유정 분)의 가족관계가 단출해졌고, 그가 내시가 된 과정도 달라졌다.

원작에서는 라온이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근근이 살아가는데, 여동생 다희가 병이 깊어 약값을 구하기 위해 남장을 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것으로 그려진다. 라온이 내시가 된 것도 다희를 용한 의원에게 치료받게 하기 위해서는 목돈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라온은 자발적으로 내시가 된다.

드라마에서는 라온이 어린시절 어머니와 헤어져 양부 밑에서 자라났고, 양부가 진 빚을 받아내려는 자들의 손에 강제로 내시가 되는 것으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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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과는 원작과 드라마에 모두 등장하지만 내용은 좀 다르다. 둘 다 이영과 홍라온의 사랑을 매개하는 장치라는 점은 같지만 에피소드에서 차이가 난다.

드라마에서는 이영(박보검)이 홍라온에게 "너는 나의 약과"라는 말로 달달한 사랑 고백을 한다. 방송 직후 '약과'에 대한 댓글 잔치가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등 여성 네티즌들 사이에서 '약과'는 사랑의 징표로 급부상했다.

원작에서는 홍라온이 직접 약과를 만들고, 이영은 그 약과를 맛있게 먹는다. 드라마와 반대로 홍라온의 사랑을 전하는 장치인 것. 또한 이영이 약과를 먹는 행위는 이영과 홍라온의 인연을 누구도 끊을 수 없음을 증명하는 이야기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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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은 여인의 얼굴을 구별하지 못한다

이영이 남자인 줄로만 알았던 홍라온이 사실은 여인임을 알게 되는 과정도 다르다.

또 드라마에서는 홍삼놈의 본명이 사실은 홍라온임을 이영과 김병연(곽동연)이 9~10부에서야 알았지만, 원작에서는 홍라온이 내시가 돼서도 줄곧 본명인 홍라온으로 불린다.

드라마에서는 이영이 '남자'임에도 홍삼놈에게 고백하기 위해 자선당을 찾았다가 홍삼놈이 어여쁜 여인으로 변신해 거울을 보며 몰래 즐거워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홍삼놈이 여자임을 알게 된다.

원작에서는 모든 것이 완벽한 이영에게 한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바로 여자의 얼굴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수많은 궁녀의 얼굴이 모두 똑같이 보이고, 심지어 청나라 공주들의 얼굴도 구별하지 못해 외교적으로 큰 결례를 범할 위기에도 처한다.

그런 이영이 홍라온의 얼굴만은 구별하는 것으로 그리며 둘의 인연이 운명적임을 강조한다.

드라마에서는 이영과 쓰개치마를 뒤집어 쓴 홍삼놈이 비를 피해 정자에서 조우하지만, 홍삼놈이 쓰개치마로 얼굴을 가리고 뒷모습만 보여주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것으로 그렸다.

원작에서는 풍등 축젯날 아예 여인의 차림으로 돌아와 김윤성(진영)과 거리를 다니던 홍라온이 이영과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것으로 그려진다.

이영이 여인의 얼굴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홍라온과 김윤성은 안심을 하지만, 운명적으로 이영은 눈앞의 고운 여인이 바로 내시 홍라온임을 알아보고 그가 여인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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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성은 이영에게 라온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드라마에서는 지난 20일 10부에서 김윤성이 이영에게 홍라온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며 정면승부를 청했다. 김윤성은 이영에게 자신이 이영과 같은 사람을 연모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김윤성이 홍라온에게만 사랑을 고백할 뿐 이영에게는 내색하지 않는다.

김윤성은 홍라온을 얻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연적'인 이영과의 정치적 싸움에도 매진하지만 끝내 이영에게는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효명세자(1809~1830) 이영을 주인공으로 한 만큼 원작이나 드라마나 실제 19세기 초반 조선 순조 시대의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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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순을 중심으로 외척세력인 안동 김씨가 활개를 치고, 음서제 등 양반의 비리가 만연하며,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고 예조판서 조만영의 딸이 세자빈으로 책봉되는 일 등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 위에 원작과 드라마는 유배됐던 실학자 정약용의 역할을 키우고, 비밀조직 백운회의 활약을 가미해 긴장감을 높인다. 무엇보다 홍라온을 홍경래의 딸로 설정한 것이 포인트다.

KBS미디어는 "원작소설의 뒷부분에 등장하는 사건들을 드라마에서는 초반에 끌어와 살을 붙여가며 썼고, 중후반부에는 원작에 없는 사건들을 창작해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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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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