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한·중 FTA 대신 '미르·K스포츠' 집중 질의
송고시간2016-09-26 18:18
(세종=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해수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에게 야당 의원들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 부회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국감에 출석했으나, 정작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는 두 재단에 집중됐다.
미르와 K스포츠 설립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대통령 비선 실세로 거론되는 최순실씨와의 관계, 800억원에 달하는 출연금을 낸 기업들에 대한 질문이 주로 나왔다.
이 부회장은 "안 수석은 창조경제 관련 회의에서 가끔 만나고 몇 달 전에도 만났지만, 최순실 씨는 만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최씨가 인선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K스포츠재단의 2대 이사장 정동춘 씨에 대해서도 "정씨를 잘 모른다"며 "(정씨가) 전경련 관계자로부터 권유받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스포츠마사지센터 운영 등 K스포츠재단 설립 취지와 동떨어진 이력으로 논란이 된 정 이사장이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쪽(K스포츠)에서 선임한다고 했으니 동의한 것"이라며 "실무선에서 (검토)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해서 이 부회장은 "기업들의 의견을 모아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 출연을 어느 기업의 누구에게 제안했는지에 대해서는 "개별기업의 사안이라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참여하는 기업들은 참여하고 참여 안 하는 기업들은 참여 안 하는 자발적인 형태로 이뤄졌다"고 답변했다.
이 부회장은 재단을 만드는 것을 처음 알게 된 시기와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를 묻는 더민주 박완주 의원의 질문에 "작년 여름쯤으로 누가(특정 기업이) 먼저 시작하자고 한 게 아니라 다들 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금 전에 기업들의 의견을 일부 청취했다"면서도 "(의견을 청취한) 기업 개수는 잘 모르겠다. 이런저런 의견을 청취하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 어떤 의견을 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부회장은 의원들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른다"는 식의 답변을 반복해 몇몇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이 부회장의 증언을 들으면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의구심과 궁금증이 확대되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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