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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 내린 '김영란법 전야'…손님 발길 '뚝'

송고시간2016-09-2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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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흥청망청' 모습 찾기 힘들어

업주들 "정말 영업 타격 오는 것 아닌지 걱정"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하루 전인 27일 저녁 서울 도심의 한정식집 등 고급 식당가는 한산했다.

공무원, 언론인 등이 김영란법 시행 전 마지막으로 흥청망청 '술잔치'를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이 같은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한정식집은 법 시행 전날 많은 손님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리 조심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탓인지 좀처럼 붐비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발길이 뜸한 인사동 한정식집 골목
발길이 뜸한 인사동 한정식집 골목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하루 전날인 27일 저녁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정식집 골목. 예상과는 달리 손님이 뜸한 모습이다. 2016.9.27

평소 같으면 접대 손님으로 붐볐을 도심의 주요 한정식집은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와 맞물려 휑해 보이기까지 했다.

경복궁 인근의 한 한정식집에는 10여 개 방 중에서 3개만 손님을 받고 장사 중이었다. 그마저도 접대 손님은 없었다.

종업원 양모(45) 씨는 "두 팀 정도 예약 손님이 있었는데 그마저도 비가 와서인지 저녁 장사 시작 전에 취소하더라"며 "손님들이 몸을 사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입소문 난 한정식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인사동도 마찬가지였다.

한 식당에서는 평소 같으면 손님들이 떠드는 소리로 시끄러웠을 오후 8시께 벌써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손님이 있는 테이블은 두 개뿐이었다.

사장인 김모(61·여)씨는 "김영란법이 시행될 때부터 손님들이 조심한다고 발길이 뜸해졌다. 지금 있는 손님도 예약한 사람이 아니라 장사 안 될까 봐 지나가다 들른 단골"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 씨는 "손님들이 술은 슈퍼에서 사 와서 먹어야겠다고 하니 이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음식을 줄여서 2만9천원짜리 메뉴를 만들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 식당가도 마찬가지였다. 서초동의 한 고깃집에서는 단 한 테이블에서만 공무원과 기자들의 술자리가 벌어졌다.

공무원인 A 씨는 "아무래도 법 시행이 되면 외부 시선이 의식될 것 같다"면서 "오늘 아는 기자들과 편하게 술잔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음식점 사장은 "오늘 비가 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손님이 평소보다 많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가장 음성적인 접대가 은밀하게 이뤄지는 룸살롱 등 유흥업계에서도 '김영란법 전야 특수'는 없었다.

강남 선릉역 인근에서 룸살롱을 운영하는 정모 씨는 "법 시행 전날이라 손님이 많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 오히려 썰렁한 것 같다"며 "정말 김영란법 때문에 앞으로 영업에 타격을 받는 게 아닌지 걱정되는 밤이다"라고 털어놨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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