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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승강장 돌진한 악몽의 출근길…"브레이크 없는듯 달리기만"

송고시간2016-09-30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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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튕겨져 들어오자 북적이던 역사 아수라장…피범벅 승객들 곳곳서 비명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허드슨 강 건너로 뉴욕 맨해튼의 빌딩숲이 한눈에 보이는 미국 뉴저지 주(州) 호보컨 기차역은 29일(현지시간) 아침 한순간에 '생지옥'이 됐다.

오전 7시 23분 뉴욕 주 스프링밸리를 출발해 뉴저지 주를 관통하며 맨해튼으로 출근하는 승객을 태운 뉴저지 통근열차 '패스캑밸리 라인'의 1614호 열차가 종점인 호보컨 역 승강장으로 속도를 낮추지 못하고 돌진했다.

멈춰야 할 선로 끝에서 멈추지 않은 열차는 범퍼와 먼저 충돌한 후 공중으로 튕겨 올랐고, 이어 역사 안으로 들어와 실내 기둥 등 구조물을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통근시간대에 북적이던 역사는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곳곳에서 비명이 들렸고 승객들은 피범벅이 됐다.

종착역에 거의 도착했는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는 게 승객들의 공통된 진술이다.

(호보컨<미 뉴저지주> EPA=연합뉴스) 29일 오전 미 뉴저지 주 호보컨역 통근열차 충돌사고 현장.

(호보컨<미 뉴저지주> EPA=연합뉴스) 29일 오전 미 뉴저지 주 호보컨역 통근열차 충돌사고 현장.

열차와의 충돌로 역사의 기둥과 지붕이 파손되면서 일순 콘크리트 더미들이 내려앉았다.

피범벅이 된 승객들이 열차의 유리창을 깨고, 잔해를 헤치면서 기어 나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사고는 출근시간대가 거의 끝나가는 오전 8시 45분 발생했다.

109년 된 호보컨 역에는 뉴저지 주의 맨해튼 통근객을 태운 여러 열차 노선들이 집결하는 종점이자, 대형 환승역이다.

승객들은 이곳에서 허드슨 강을 건너는 페리나 뉴욕-뉴저지를 잇는 지하철인 패스(Path)로 바꿔타고 맨해튼으로 들어간다.

자신은 사고열차의 3∼4번째 차량에 타고 있었다는 로스 바우어는 AP통신에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열차가 급정거하더니 엄청난 굉음을 냈다"고 말했다.

바우어는 "승객들이 좌석에서 튕겨 나갔고 열차 내 전등이 꺼졌다. 그리고 뭔가 무너지는 것 같은 폭발음을 들었다"면서 "사방에서 공포에 질린 비명이 들렸다"고 사고 순간을 전했다.

(호보컨<미 뉴저지주> AFP=연합뉴스) 29일 오전 미 뉴저지 주 호보컨역 통근열차 충돌사고 현장.

(호보컨<미 뉴저지주> AFP=연합뉴스) 29일 오전 미 뉴저지 주 호보컨역 통근열차 충돌사고 현장.

'폭발음'은 기차 역사의 지붕이 무너지는 소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역사에서 일하던 '뉴저지 트랜짓'의 한 직원도 갑작스러운 폭발음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열차의 첫번째 량은 역사로 튕겨져 들어 오면서 완전히 파손된 상태였다.

또 다른 승객인 레온 오픈가든은 CNN방송에 "그 주변의 역사 지붕은 무너졌고 사방이 뒤얽힌 전선과 흥건한 물이었다"면서 "내가 제일 앞쪽에 타고 있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열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 그러더니 충돌했다"면서 "승무원이 승객들에게 '충돌사고가 났으니 만약 다쳤으면 움직이지 말고 그냥 열차 안에 있어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신을 수습하고 몸을 일으켜보니 수트를 입고 있던 옆자리 남성의 몸에서 피가 분출하고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열차 뒤쪽에 타고 있었던 승객 바게시 샤는 "열차가 좀 멈췄으면 좋겠는데 멈추지를 않았다. 그냥 내달렸다"고 말했다.

(호보컨<미 뉴저지주> AFP=연합뉴스) 29일 오전 미 뉴저지 주 호보컨역 통근열차 충돌사고 현장.

(호보컨<미 뉴저지주> AFP=연합뉴스) 29일 오전 미 뉴저지 주 호보컨역 통근열차 충돌사고 현장.

기차역에 있었다는 한 여성은 "콘크리트 아래 깔린 여성을 봤다"며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거나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사고 3시간여 후 열차에 남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1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된 가운데 부상자가 처음에는 100명 이상으로 보도됐다가 나중에 70여 명, 다시 100여 명으로 오락가락하고 있다.

사고 열차는 뉴저지 대중교통회사인 '뉴저지 트랜짓(NJ transit)'이 운용한다.

이 회사의 통근열차를 타고 뉴저지에서 뉴욕시로 출근하는 사람은 매일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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