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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활용 첨단 철강고로 개발…유화 원가경쟁력 강화

송고시간2016-09-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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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철강·석유화학 산업경쟁력 강화방안' 발표

"범용소재는 첨단·고부가화…후판·TPA 등 공급과잉 분야 사업재편 유도"

유화 R&D 비중 2%→5% 추진…기활법 활용·인력양성·세제 지원

고로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로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첨단 철강 고로 개발이 추진된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석유화학 납사분해설비(NCC)는 원가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철강 후판, 강관이나 석유화학 테레프탈산(TPA), 폴리스티렌(PS) 등의 분야에서는 인수·합병(M&A)과 설비 감축을 유도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구개발(R&D), 인력양성, 금융·세제 등 정책 지원에 나선다. 특히 현재 2% 수준인 화학 R&D 비중을 2025년까지 5%까지 높일 방침이다.

정부는 30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5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철강·석유화학 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 6월부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가동한 끝에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동시에 철강협회와 석유화학협회 등 민간은 외부 컨설팅을 벌여 정부 정책 수립을 지원했다.

정부가 업계와 충분하게 교감을 나눈 끝에 이번 안을 내놓은 만큼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한 가이드라인을 넘어 "서둘러 사업재편에 나서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통상 마찰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물밑 작업 현황이나 구체적인 지원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은 "이번 방안은 구조조정이나 사업재편만을 위해 구상한 것이 아니다"라며 "두 산업의 비교우위 등 경쟁력을 분석해 산업별로 나아갈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어느 나라라도 마음만 먹으면 쫓아올 수 있는 범용 소재 분야는 첨단화·고부가화로 대응한다는 게 이번 방안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다.

수소 활용 첨단 철강고로 개발…유화 원가경쟁력 강화 - 2

고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친환경·첨단화가 필요하다는 점이 제시됐다.

실제로 민관은 내년부터 수소를 활용해 온실가스를 15%까지 감축하는 '수소환원제철공법' 개발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2023년까지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완료한 뒤 고로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철광석과 석탄을 활용하는 기존 공법에서는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면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이 발생한다.

냉연강판, 도금강판 등 판재류도 경쟁력이 있지만, 차량 경량화 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됐다. 기존 업체 간 M&A와 신규 투자로 제품의 고부가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철소 압연 공정. [연합뉴스TV 제공]

제철소 압연 공정. [연합뉴스TV 제공]

석유화학 NCC에 대해서는 운영 효율을 강화하고 원료비를 절감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안이 제시됐다.

정부는 공급과잉 품목 가운데 하나로 지적된 합성고무와 폴리염화비닐(PVC)도 추가 증설 없이 고부가제품으로의 전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합성고무는 SSBR(친환경타이어 등에 사용되며 내마모성과 탄성이 뛰어남), 엘라스토머(고무 같은 탄성을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 PVC는 특수 목적용인 CPVC(내화·내열성이 우수한 고급 건축재 소재)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공급과잉인 분야는 과감하게 사업재편을 할 수 있게끔 유도하기로 했다.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다.

선박용으로 주로 쓰이는 후판, 자원개발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강관, 페트병 원료인 TPA, 장난감용 저가 플라스틱 소재인 PS 등이 대상이다.

도경환 실장은 "석유화학의 경우 지금은 유가가 낮아 괜찮다고 해도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알 수 없어서 대비해야한다"며 "후판도 선박 수주 잔량이 있어서 지금은 판매처가 있다고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 가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업이 선제적으로 사업재편에 나설 경우 기업활력법 지원 등을 통해 과잉설비가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두 산업이 고부가 소재를 조기에 개발하고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R&D와 인력양성 지원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재 2% 수준에 불과한 화학 R&D 비중을 2025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5%대로 높일 계획이다.

철강은 미래차, 에너지, 건설용 등에서 고부가 철강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석유화학은 극한환경용 특수 소재, 고부가 정밀화학 소재 분야 등에서 투자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석유화학의 경우 충남 대산 지역에 석유화학과 정밀화학업체가 집적화된 특화단지를 개발하고, 산업단지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진 성능을 보강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도 실장은 "단기적인 대책은 2020년 내에 추진할 계획"이라며 "경쟁 우위 분야를 강화하는 등 중장기 대책은 2025년까지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선 산업은 컨설팅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이번 강화방안에서는 빠졌다. 컨설팅 보고서 최종안에 대한 업계간 이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 울산공장. [한화케미칼 제공=연합뉴스]

한화케미칼 울산공장. [한화케미칼 제공=연합뉴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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