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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맘프' 예술감독 "창원서 낯선 세계와 만나 보세요"

송고시간2016-10-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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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맘프' 지휘…"다문화 포용해야 우리 문화도 넓고 깊어져"


'2016 맘프' 지휘…"다문화 포용해야 우리 문화도 넓고 깊어져"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선을 그으며 살아간다.

탁현민 맘프 예술감독 [경남이주민센터 제공=연합뉴스]
탁현민 맘프 예술감독 [경남이주민센터 제공=연합뉴스]

출신 지역, 학교, 국적, 직업 등 선명하게 그인 선 안쪽에 머물며 심리적 안정과 자기 정체성을 찾는다.

우리와 '다르다'고 규정된 이들을 선 밖으로 밀어내며 경계에 걸쳐있는 이들에게는 안과 밖 어느 쪽에 속할지 선택하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은 우리 사회가 알게 모르게 그어놓은 숱한 선 가운데 '민족'이라는 이름의 선도 이젠 지워가면서 살아가야하는것임을 분명히 가르쳐준다.

이들의 문화와 풍습, 가치관을 경유해 우리는 선을 넘어 그 바깥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전국 최대 규모 다문화축제 '2016 MAMF(맘프)'의 예술감독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이주민 문화를 공유하고 소통해야 우리 문화의 토대도 굳건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올해로 세 번째 맘프 예술감독을 맡았다.

축제 예술감독은 프로그램 선정과 구성 연출을 담당한다.

맘프의 경우 해외 출연자들이 축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때문에 나라별로 퍼포먼스를 구성하고 개막식 가요제나 아시아 팝 콘서트 등 세부 프로그램도 연출한다.

맘프는 동·서아시아권 전통문화와 현대음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주민'이라는 소외되고 생경한 대상들의 축제라는 것도 호기심을 자극해 참여하게 됐다.

"올해는 과감하게, 이른바 호객용 출연자들을 지양하고 축제의 본질에 맞는 출연자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생경할지라도 이 축제의 기본 방향이 낯선 아시아권 예술을 경험하는 것이라 캄보디아 몽골 네팔 등 로컬 뮤지션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무대를 배려했습니다."

그는 맘프가 다른 축제와 달리 '연예인 한 명 없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만큼 콘텐츠가 탄탄하고 풍성한 축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낯익은 것들로부터 느끼는 즐거움이 있는가 하면 낯선 것들을 기대하는 호기심도 있는데 바로 이런 호기심이 맘프 성공의 첫 번째 요인"이라며 "매해 늘어가는 이주민들의 숫자 역시 맘프의 양적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맘프만의 색깔과 특징에 관해서는 "한국문화 체험이나 한국적 문화를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축제"라며 "강이 모여 바다가 되듯 가장 낮은 자세로 여러 문화를 포용하고 받아들여야만 우리 문화도 크고 넓고 깊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줄어드는 예산 때문에 매해 새로운 시도를 해야만 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웃던 그는 대중의 '문화적 편견'을 극복해야 축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인종적·국가적·민족적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해야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편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다문화란 상대의 문화를 인정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과정까지를 이르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노력이 지속될 때 이 축제의 지평이 더 넓어질 수 있습니다."

축제란 '비일상의 시간과 공간'임을 거듭 강조하며 '다문화'라는 낯설면서도 흥미로운 여정에 최대한 많은 이들이 동행했으면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맘프에 오시면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불편한 것도 있고 지루한 것도 있고 내 취향에 안 맞는 것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행이 다 그렇지 않나요? 낯선 세계와의 만남으로 내 문화적 취향이 다양해지고 경험의 폭이 넓어집니다. 그것이 내 일상에도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죠."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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