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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 日경제계 "중국서 청산 어렵다"…日기업 철수 준비?

송고시간2016-10-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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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진출 日기업도 한계상황 봉착…대중투자 26% 격감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최근 중국을 방문한 일본 경제계가 중국 정부에 일본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하려 할 때 청산 절차를 통일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계기로 중국의 인건비 상승 등으로 경영난에 처한 일본기업들이 대거 중국에서 자본을 빼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홍콩의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이 4일 보도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마찬가지로 최근 중국 경제의 변화 등으로 한계상황에 도달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게이단렌(經團連), 일본상공회의소, 일중경제협회 등 일본의 3개 경제단체는 지난달 20∼24일 도요타, 신일철주금, 도시바 등 일본 주요기업의 최고경영진 230명으로 대표단을 구성, 중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 상무부 당국자와 면담을 갖고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 개선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신<木+神>原定征) 게이단렌 회장은 특히 "진일보한 중일 무역 투자를 추진하려면 반드시 경영환경이 잘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기업 대표단은 특히 중국 상무부와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최근 중일 무역의 감소세와 신영역 개척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중국에 진출한 일본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

여기에는 일본 등 외국계 기업이 중국시장에서 철수하려 할 때 중국 당국이 전문 민원창구를 만들고 청산을 위한 수속절차를 통일화해달라는 요구사항도 포함됐다.

중국의 지방정부가 외국기업을 유치할 때는 적극적이다가 철수하려 할 때에는 냉담한 태도로 돌변하는 문제도 지적됐다.

일본 언론은 이에 따라 중국시장 철수에 걸리는 기간과 절차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일본기업들이 중국에서 대규모 철수를 예고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중국에 설립한 공장을 철수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함께 절차를 모두 이행하는데 3년 이상이 걸리는데 중국 당국은 이 절차를 고의로 지연시키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로 인해 일부 외국 사업가들의 야반도주도 적지 않다.

하지만 면담에 참석한 한 일본기업 대표는 "중국에서 자본철수시 수속을 용이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건의 사항이었을 뿐"이라며 "일본 기업의 조직적 철수설은 오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몇년간 중일 양국의 무역액이나 일본의 대중 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중국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한계상황을 보여준다.

지난해 중일 양국간 무역총액은 2천786억7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10.8% 감소했고 1∼8월간 누계로도 전년 동기 대비 7.9% 줄어든 상태다.

아울러 일본의 대(對) 중국 직접투자도 3년 동안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대중 투자는 32억1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25.8% 감소하면서 최고치에 달했을 때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1∼6월 누계로는 17억2천만 달러로 전년 상반기보다 14.4% 감소했다.

다만 중국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은 3만3천390곳으로 소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일본기업 중 2만여곳이 장쑤(江蘇), 저장(浙江), 상하이(上海), 푸젠(福建) 지구에 집중돼 있고 베이징(北京), 광저우(廣州), 다롄(大連), 선양(瀋陽) 등지에서는 기업수의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경영난으로 인한 중국 철수가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내 인건비 부담이 지속해서 커지고 토지 및 부동산 임대료가 늘어나며 경영비용이 상승한 원인이 크다.

이에 따라 산둥(山東)성에 진출해 있던 마쓰시타(松下) 전자정보가 청산을 선언하는 등 지난해 중국과 거래하던 일본기업이 부도, 도산한 경우가 76건에 이르렀다. 이 수치는 전년보다 두배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중국의 성장둔화와 함께 중국경제에 대한 불안한 전망이 확산되면서 일본의 상당수 기업이 중국사업 확대를 포기하고 노동력이 풍부하고 인건비가 싼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지로 옮겨가는 추세와도 맞닿아 있다.

실제 일본기업도 중국에서 가공생산 위주의 단순 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장옌성(張燕生)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학술위원회 비서장은 "일부 일본기업의 중국 철수는 중국의 산업구조 재편 및 기술 고도화 등에 따른 정상적 현상"이라며 "들어오는게 있으면 나가는 것도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장 비서장은 이어 "앞으로 중국기업이든 일본기업이든 인터넷과 신기술혁명이 가져올 국제적 분업구조의 변화를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시장의 일본 도요타자동차[AP=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시장의 일본 도요타자동차[AP=연합뉴스 자료사진]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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