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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두테르테 정부, 경찰에 암살단 운영…마약범 제거"

송고시간2016-10-0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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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디언, 필리핀 경찰간부 인용…"10개팀 활동하며 마약용의자 사살"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벌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정부가 경찰에 '비밀 암살단'을 만들어 마약 용의자를 초법적으로 처형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한 필리핀 경찰 간부를 인용해 지난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급증한 마약 용의자 사살 배후에는 이런 암살단이 있다고 전했다.

암살단의 일원으로 최근 3개월간 87명을 죽였다는 이 경찰관은 자신들을 사탄에 맞서는 미카엘과 가브리엘 천사에 비유했다.

그는 암살단이 한 팀에 10명씩, 총 10개 팀으로 짜였으며 주로 밤에 검은색 옷을 입고 복면을 한 채 활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부에서 목표물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보내준다"며 마약 용의자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증인이 없도록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살한다고 주장했다. 시신은 인근 동네나 다리 밑에 버리고 '마약왕'이나 '마약상'이라고 적힌 종이를 남겨놓는다고 했다.

필리핀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공격적인 마약 소탕전을 벌이면서 지금까지 3천600명의 마약 용의자가 경찰이나 자경단 등에 의해 사살됐다.

이중 절반이 넘는 2천233명은 자경단을 비롯한 정체불명의 단체, 괴한에 의해 살해됐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AP=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AP=연합뉴스]

최근 필리핀 상원 청문회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과거 다바오시 시장으로 재직할 때 자경단을 운영하며 범죄 용의자와 정적 등 약 1천 명을 죽였다는 전 자경단원의 증언이 나왔다.

지난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장 재임 기간에 1천700명을 죽였다고 말했다가 부인하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는 자경단의 존재를 부인했지만, 국내외 인권단체는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유엔 등 국제기구의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가디언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두테르테 정부의 범죄 용의자 초법적 처형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치토 가스콘 필리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이런 처형에 대해 "놀랍지도 않다"며 "듣고 있지만, 문제는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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