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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시아, 美대선 개입 위해 민주당 해킹"…러, 강력 부인(종합3보)

송고시간2016-10-0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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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국위 이메일과 문서 접근에 "러시아 최고위 관리만 승인 가능"

미 정부관계자, 보복 가능성 시사…러 "헛소리" 맹비난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김경윤 기자 = 미국 정부가 7일(현지시간)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로 공식 지목했다.

이 사안을 수사해온 미 국토안보부와 국가정보국(DNI)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이들 절도와 폭로는 미 대선 과정에 개입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비난했다.

성명은 해킹 자료를 온라인에 띄운 위키리크스, 구시퍼 2.O 등과 해당 사이트 등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지시한 행위의 방법과 동기 면에서 일관된다"며 "이들 행위의 범위와 민감성을 고려할 때, 러시아의 최고위 관리만 이러한 행동을 승인할 수 있었을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고 밝혔다.

또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 정부가 미국인과 정치단체를 포함한 미 기관의 이메일 손상을 지시했다고 확신한다"며 "그러한 행위가 러시아에 새로운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유럽과 유라시아에 걸쳐 여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유사한 전략과 기술들을 사용해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앞서 발생한 미국 20여개 주(州)의 선거시스템 해킹 시도와 관련해서는 러시아와의 연관성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는 없으며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이버 보안과 해킹
사이버 보안과 해킹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정부는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러시아에 대한 보복에 나설 전망이다.

오바마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AP통신에 "적당한 때와 장소를 골라서 (이번 해킹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공공연하게 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러시아에 어떤 조처를 했는지와 향후 어떻게 러시아와 맞서 싸울지에 대해 대중이 반드시 알게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의회에서도 러시아를 겨냥해 사이버 범죄에 대한 제재 방안을 담은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미국 상원 사이버보안소위원회의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소위원장은 사이버 보안을 현저하게 저해한 자를 수사하고 제재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의 법안 발의를 계획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자국을 해킹 배후로 지목한 미국의 주장에 강력히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또 이런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한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웹사이트에 매일 수만 개의 해킹 사례가 확인되는데 대다수가 미국에서 이뤄진 것이었다"며 "그렇다고 우리가 그때마다 백악관이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난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해킹 배후설을 일축했다.

또 "다시 한 번 말해두고 싶다"면서 자신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강조한 뒤 "러시아는 국가 차원에서 이것을 절대로 하지 않았다"라고 부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

미국이 외교적 마찰을 무릅쓰고 러시아를 민주당 해킹 배후로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 정부가 직접 특정 강대국이 대선을 방해하려 한다고 밝힌 것은 흔치 않으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시리아 내전을 비롯해 여러 외교 쟁점에서 대립적인 구도를 형성 중인 미국과 러시아는 이번 해킹 의혹 제기로 한층 더 갈등의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앞서 7월 22일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지도부 인사 7명의 이메일 1만9천252건 등을 웹사이트에 공개하면서 미국 대선판은 크게 출렁였다.

공개된 이메일을 통해 민주당 전당대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DNC 지도부가 자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유리하도록 경선을 편파 진행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데비 와서먼 슐츠 DNC의장이 사퇴했다.

이는 러시아가 자국에 우호적인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해킹을 했다는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DNC는 자체 조사를 통해 해킹의 배후를 러시아로 지목했다.

파문이 커지자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 정부가 배후 조종하는 해커들이 올해 초 DNC 이메일과 문서에 접근했다는 강한 심증을 갖고 수사에 착수해왔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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