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채무제로 '홍준표 사과나무' 고사 위기…주목 심었다

송고시간2016-10-17 15:27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도청 정문서 산림환경연구원으로 옮겨 "채무제로 정신 천년 잇는다"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채무제로' 달성을 기념해 도청 정문 입구에 심었던 사과나무가 지난 여름 무더위에 지친 끝에 결국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경남도는 지난 15일 이 사과나무를 진주에 있는 경남산림환경연구원으로 옮겨 심었다고 17일 밝혔다.

20년생 '홍로' 품종인 이 사과나무는 지난 6월 1일 경남도가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빚이 한 푼도 없는 채무제로 선포를 기념해 심었다.

도는 홍 지사 취임 직후인 2013년 1월 기준으로 1조3천488억원의 채무를 3년 6개월 만에 모두 갚았다.

홍 지사는 기념식 당시 "미래 세대에 빚이 아닌 희망을 물려준다는 의미로 사과나무를 심는다"고 밝혔다.

그는 "서애 류성룡 선생이 임진왜란 이후 자신이 겪은 환란을 교훈 삼아 닥쳐올 우환을 경계한다는 의미를 담아 징비록을 남겼다"며 "사과나무가 징비록이 돼 채무에 대한 경계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하지만 홍 지사의 뜻이 담긴 이 사과나무는 시름시름 말라갔다.

사과나무를 심은 도청 정문 앞 화단이 복사열을 바로 받는 대로변이어서 생육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지난 여름 폭염이 계속된 탓이다.

도는 폭염을 피하려고 사과나무에 차광막을 치고 영양제를 주며 정성을 기울였지만, 사과나무를 계속 도청 앞에 두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해 결국 옮겨 심었다.

사과나무가 있던 자리에는 40년생 '주목'이 심어졌다.

경남산림환경연구원 인근 개인산림농장에서 사왔다.

높이 3m50㎝ 정도의 이 주목은 가지가 풍성하고 모양이 수려해 사과나무를 대체하는 나무로 정해졌다.

도 관계자는 "사과나무는 생육환경이 맞지 않아 그대로 두면 고사할 상황이어서 부득이하게 옮겨 심었다"며 "대신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는 의미를 가진 주목을 심어 채무제로 정신을 영원히 이어간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경남도청 정문 앞 식수 당시 사과나무(왼쪽)와 새로 심은 주목(오른쪽)
경남도청 정문 앞 식수 당시 사과나무(왼쪽)와 새로 심은 주목(오른쪽)

bong@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