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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딸 의혹'으로 본 특기생 학사관리…"일반학생처럼 엄격"

송고시간2016-10-2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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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고려대서 2과목 F학점, 조인성 동국대서 출석일수 미달로 제적

경희대, 대회 출전해도 출석인정 안해, 중앙대도 연예인 특별관리 없어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현 정부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에서 각종 특혜를 받은 의혹이 들끓는 가운데 다른 주요대학에 다니는 체육·연기 특기자는 어떤 학사관리를 받을까.

최씨의 딸 정씨는 제대로 수업에 출석하지도, 훈련이나 경기 참가 증빙을 제출하지도 않았는데 학점을 인정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정씨가 출석과 시험 응시를 대신해 제출한 과제 역시 수준이 떨어지거나 상식 이하라는 지적도 거세다.

이를 지켜본 주요 대학들은 23일 "우리 학교에서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학칙상 일정 비율 이상 수업에 출석하지 못하면 학점을 받을 수 없어 낙제(F학점) 처리 되고, 증빙을 제출하더라도 출석을 갈음할 정도로 충실한 과제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씨와 비교해 가장 많이 거론된 체육 특기생은 고려대를 졸업한 '피겨퀸' 김연아 선수다. 2009년 입학한 김 선수는 그 해 두 과목에서 F학점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당시 고려대는 "김 선수가 외부 경기 일정이 많아 중간·기말고사를 치르지 못해 F학점을 받았다"며 "시험 대신 리포트를 작성해 제출했으나 해당 과목 교수들이 리포트만으로는 학점을 주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연아 선수가 2010년 고려대 강의를 듣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연아 선수가 2010년 고려대 강의를 듣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금도 고려대는 체육특기생이 훈련·경기 참가 때문에 출석할 수 없는 경우 반드시 체육위원회에 증빙 서류와 함께 출석인정요청서를 제출해 적합 여부를 판단 받도록 하고 있다.

특히 체육위원회는 출석 인정이 적합한지를 판단해 해당 교수에게 통보하는 역할만 하고, 이를 실제로 받아들일지는 담당 교수가 결정한다. 만약 출석이 인정되지 않아 수업의 ⅓을 결석하면 낙제할 수 있다.

현재 재학 중인 유명 골프선수 전인지·리디아고 등도 이 규정에 따라 출석을 인정받는다고 고려대는 설명했다.

다만 고려대 측은 이들 선수가 실제로 규정 때문에 낙제하거나 낮은 학점을 받은 사례가 있는지는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답하지 않았다.

'체조요정' 손연재 선수가 재학 중인 연세대는 체육특기자가 경기에 참가하려면 사전에 체육위원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경기 출전으로 출석하지 못하면 사유서를 첨부해 학과목 담당 교수에게 결석계를 제출하는 규정도 있다. 경기 참가가 아니라 훈련도 원칙적으로 오전 학교 수업을 마치고서 실시해야 한다는 점도 명문화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체육특기생의 수업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만든 규정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특히 체육특기자는 선수 숙소에서 생활하도록 하고, 임의로 운동부에서 이탈하거나 임의로 휴학하면 총장이 징계하고 특기자 자격을 박탈할 수도 있도록 했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금 순위 1위를 달리는 박성현 선수가 다니는 한국외대는 경기에 참가하거나 총장이 특별히 인정하는 경우 유고결석 또는 유고결시로 인정받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외대는 유고결석을 포함해 매 학기 총 수업일수의 ¼을 초과해 결석할 수 없다는 규정을 둬 이를 무한정 쓸 수 없도록 했다.

동국대는 체육·연기특기자가 경기·훈련·촬영·공연 등으로 수업 불참하면 특별시험·과제로 대체하거나 야간 강의를 듣도록 하고 있다.

실제 동국대에 다녔던 영화배우 조인성은 2007년 바쁜 일정 때문에 출석 일수 미달로 제적당했다.

영화배우 조인성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화배우 조인성 [연합뉴스 자료사진]

심지어 특기생이 공식 일정이 있더라도 출석을 인정해주지 않는 등 일반 학생과 똑같이 대우하는 학교도 있다.

체육특기생 240명이 재학 중인 경희대는 대회에 출전하더라도 출석 인정을 해주지 않으며, 일반 학생과 똑같이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른다.

운동(훈련) 시간을 오후 2∼5시로 정해 체육특기생들은 이 시간을 피해 시간표를 짜 수업을 듣는다.

중앙대도 연예인의 활동 기간을 출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연예인들은 활동 기간 휴학하거나 나쁜 학점을 감수한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서울대는 재학 중 연예계에 데뷔한 학생을 위한 별도의 학사관리가 없다. 학생 중 연예인이 몇 명인지도 파악하지 않을 정도다.

성균관대는 구체적인 체육특기생 학사관리 규정이 없어 청탁금지법 시행에 맞춰 조만간 학칙을 개정하면서 이를 명문화할 계획이다.

2014년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정유라(당시 이름 정유연)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4년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정유라(당시 이름 정유연)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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