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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 당한 중학생 투신…가해 동급생에 협박죄 적용

송고시간2016-10-2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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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모 중학교 3학년생 '협박·모욕 혐의' 입건

영상 기사 [현장영상] 중학생 자살까지 부른 무서운 언어폭력
[현장영상] 중학생 자살까지 부른 무서운 언어폭력

지난 17일 인천의 한 고층 아파트 화단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된 중학생은 학교폭력뿐 아니라 끔찍한 언어폭력에도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할머니와 아버지 손에서 자란 A군을 조롱하는 내용부터 용돈을 줄 테니 맞으라는 협박까지 그 내용도 다양했는데요. 학교는 물론이고 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도 언어폭력은 끊임없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더욱이 안타깝게도 학교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늘어만 가고 있는 SNS 언어폭력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절실해 보입니다. <편집 : 강민석>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중학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놀림을 받고 전화로 폭언을 들은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생이 경찰에형사 입건됐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협박 및 모욕 혐의로 인천 모 중학교 3학년생 A(15)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A군은 지난달 9월 19일 같은 학교에 다니는 B(15·사망)군과 전화 통화를 하던 중 욕설과 함께 모욕적인 말을 하며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족이 확보한 당시 휴대전화 녹취 파일에는 "싸우자. 왜 까불어 짜증 나게. X새끼야. 엄마도 없는 애가 까부냐고. 아비랑 왜 같이 살아. 아빠랑 같이 합의금 사기 치니깐 좋아"라고 말하는 A군의 목소리가 담겼다.

B군은 위축된 음성으로 "왜 싸워야 하느냐"고 대답했다.

그러나 A군은 "학교 가기 전에 동인천 북광장에서 내리지. 너 때리러 간다니깐 X신아. 내가 애들 데리고 갈 테니까 합의금 더 받고 싶으면 애들한테 맞든가 학교 가서 신고해. 경찰서에 가든가. 합의금 그런 거 안 무서워. 나 빵(구치소)에 가면 되니깐"이라고 또 몰아붙였다.

B군은 나흘 뒤인 지난달 23일 고모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A군을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또 지난달 14일 B군의 페이스북에 과거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을 거론하며 "찌질한데 여자친구도 있느냐"고 놀리는 내용의 댓글을 단 혐의도 받고 있다.

B군은 최근까지 다닌 중학교로 전학 가기 전 이전 학교에서도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당시 경찰은 학교와 놀이터에서 B군을 때려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동급생 2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유족들이 과거 중학교를 다닐 때 B군이 노래방에서도 집단 구타를 당한 적이 있다고 진술함에 따라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B군은 지난 17일 오후 7시께 집에서 5분 거리인 인천시 중구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잠금 상태인 B군의 스마트폰을 풀어 메시지 송·수신 내역을 확인하고 학교 교사 등을 상대로도 학교폭력과 관련한 부분을 조사하고 있다.

또 B군이 사망 며칠 전 한 청소년 상담센터에서 면담한 기록을 토대로 학교폭력 외 다른 이유로 투신했을 가능성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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