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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원자력 환경감시 민간 기구' 첫발도 못 떼나(종합)

송고시간2016-10-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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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관련 업무 민간 위탁 불가…'제삼자 검증' 국회 차원서 타진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대전 유성 원자력시설의 안전 감시를 위한 민간위원회가 열 달 가까이 구성조차 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관련 조례가 제정됐으나, 원자력 관련 업무는 민간 위탁을 할 수 없는 상위 규정 등에 따라 구성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전 원자력 환경감시 민간 기구' 첫발도 못 떼나(종합) - 1

26일 대전 유성구와 유성핵안전시민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유성구는 민간 원자력시설 환경·안전감시기구 설치와 운영안을 담은 조례를 지난 1월 8일 공포했다.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하나로 원자로와 덕진동에 보관 중인 방사성폐기물, 한전원자력연료 건설·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영향을 살피기 위해서다.

지역 원자력시설 안전 관리와 환경 영향 점검을 위해 주민 발의를 통해 만들어진 해당 조례에는 20명의 위원으로 꾸려진 유성 민간원자력시설환경·안전감시위원회를 둘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일부 원자력 전문기관에서 위원회 구성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10개월 가까이 첫발을 떼지도 못하고 있다.

조례 구문상 위원회는 20명 위원 전원이 위촉자로 이름을 올려야 회의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관 측에서는 안전 감시를 포함한 원자력 관련 업무를 민간에 위탁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성 지역 주민은 그러나 위원회 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2만9천여 드럼에 더해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폐연료봉 1천699개(3.3t)가 유성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이 중 309개는 손상 핵연료인데, 1988년에서 2010년 사이에 부산 고리원전·전남 영광 한빛원전·경북 울진 한울원전 등지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는 사실이 최근 불거졌다.

유성핵안전시민대책본부 박현주 집행위원은 "지역 주민은 유성 핵시설에 대한 대비책 요구를 유성구와 구의회를 통해 끊임없이 해 왔다"며 "민간 기구가 제대로 운영됐으면 더 이른 시일 안에 실태 파악이 됐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전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검증 기구 구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이상민 의원은 "원자력 관련 시설과 핵폐기물, 파이로프로세싱 등 안전을 검증하기 위한 기구 구성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관련 협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소관 부서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측은 '원자력 검증 문제는 국가기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전제하에 검토할 뜻을 비쳤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상민 의원은 "제삼자 검증 기관 구성에서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 위원에 선정될 수 있도록 미방위원장에게도 협의 요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측도 제삼자 검증 자체에 대해선 찬성의 뜻을 비쳤다.

원자력연 정용환 원자력재료기술개발단장은 이날 대전시청사를 찾아 연구원 입장을 밝히면서 "기본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며 "전문성과 객관성을 가진 검증단을 누가, 어디서 구성해야 하느냐에 대해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원 규모나 활동 범위 등을 구체화하지 않아 유성구 민간기구처럼 공염불이 되거나 형식적인 기능만 맡을 가능성도 크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국가 사무라는 규칙을 벗어날 순 없는 민감한 분야여서 외부인 참여는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시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요구 수준에 최대한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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