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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검찰수사에 "사상누각·인격살인"…당혹→유감→격앙

송고시간2016-11-2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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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국 대변인, 檢 수사 결과 발표 6시간 만에 마이크 잡아

'공모 적시' 예상 불구 대통령 피의자 입건에 강경론 전환

靑대변인·대통령 변호인 '사상누각' 동일논리로 檢 비판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청와대는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공모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에 예상을 뛰어넘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촛불 민심에 역주행한다는 비판과 더불어 야권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음에도 검찰 조사 거부와 더불어 탄핵절차를 통해 진실을 가려보자는 초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는 검찰이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상황에서 더이상 물러섰다가는 '범죄자 낙인찍기'에 손도 못 써볼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공소장을 통해 대통령의 구체적인 혐의를 세세하게 기술하며 일반 피의자와 동일하게 취급한 데 대한 반발도 내포됐다는 관측이다.

청와대 참모진들은 이날 오전 11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른 아침부터 출근해 긴장감을 유지한 채 상황을 지켜봤다.

하지만 검찰이 최순실 씨 등을 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을 향해 "이들의 여러 범죄사실과 관련해 상당 부분이 공모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공식 발표하자 청와대 참모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의 대응수위를 예상했으면서도 TV로 '대통령의 공모혐의'가 생중계되자 청와대 내에서는 "대통령을 향한 검찰의 범죄자 낙인찍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얘기마저 흘러나왔다.

이에 청와대는 정오께 비공식적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강경 기류를 예고했다. 특히 검찰이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구체적인 혐의를 건별로 적시하자 더욱 강경론으로 치달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 6시간여가 지난 오후 5시10분께 굳은 표정으로 춘추관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박 대통령측 대변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오후 5시께 검찰 기자실에 입장자료를 배포하자마자 청와대도 바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정 대변인은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 "부당한 정치공세", "인격살인" 등 거친 표현을 사용하며 검찰 수사 결과를 여과 없이 비판했다.

긴장감 흐르는 청와대
긴장감 흐르는 청와대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20일 청와대는 조용한 가운데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정 대변인은 "검찰의 발표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객관적인 증거는 무시한 채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일 뿐이다"라며 "검찰 수사가 공정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수사 결과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헌법상의 권리를 박탈당한 채 부당한 정치 공세에 노출되고 인격 살인에 가까운 유죄의 단정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검찰 수사 결과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앞으로 진행될 특별검사의 수사에 적극 협조해 본인의 무고함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라면서 '무고함'도 거듭 주장했다.

이 같은 입장은 박 대통령이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도록 한 건 국정 수행의 일환이라는 기존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靑, 검찰수사에 "사상누각·인격살인"…당혹→유감→격앙 - 1

특히 이날 정 대변인 입장은 앞서 발표한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의 입장과 거의 흡사해 양측이 사전 조율을 거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 변호사는 입장 자료를 통해 "증거는 엄밀히 따져보지도 않고 상상과 추측을 거듭한 뒤 자신들이 바라는 환상의 집을 지었다"며 정 대변인과 동일하게 '사상누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대통령 해명도 듣지 않은 채 사실관계와 법 적용을 멋대로 확정하고 최순실 등의 공소장에 공범처럼 기재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검찰의 직접 조사 협조 요청에 일체 응하지 않고 중립적인 특검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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