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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3차 담화'에 성난 여론…6주째 전국서 주말 촛불(종합)

송고시간2016-12-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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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 퇴진' 요구…서울 주최 측 추산 150만명(경찰 순간 최다운집 22만명 추정) 운집

부산·울산·대전 등 전국서 개최

보수단체도 동대문·여의도서 맞불집회 "마녀사냥 말라"

(전국종합=연합뉴스)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가 3일 서울을 비롯한 각지에서 열렸다.

박 대통령이 최근 3차 담화에서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에 미루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이에 공분한 여론이 또다시 전국을 촛불로 뒤덮었다.

청와대와 시위대 간 거리는 또다시 줄어들었다. 참가자들은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지점까지 동·남·서쪽으로 행진해 청와대를 다시 한 번 포위했다.

◇ "3차 담화는 대국민 사기극" 뿔난 민심 6주째 도심 뒤덮어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1천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6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오후 7시30분 기준으로 서울에 모인 연인원(누적인원)을 150만명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집계 결과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오후 7시 기준으로 순간 최다 운집인원을 22만여명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 행사 시작 시간대를 전후해 주변 지하철역 등에서 집회 참가 인파가 쏟아져 율곡로·사직로와 세종대로 등 광화문 일대 공간을 가득 메웠다. 6주째 이어지는 주말 집회로 시민들의 피로감이 쌓였을 것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지난 주말(11월26일) 5차 집회 당시 서울에 모인 인원은 주최 측 추산 연인원 150만명, 경찰 추산 순간 최다인원 27만명이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가 결정해달라고 한 박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박 대통령의 4월 퇴진과 6월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정한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3차 담화의 본질은 자신이 죄가 없고, 명예로운 퇴임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며 "즉각 퇴진이라는 국민 명령을 거부하고, 국회를 이용해 자신의 범죄행위를 덮으려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경기 평택에서 온 고등학생 김별이(18)양은 "우리는 박 대통령이 명예롭게 내려오는 것을 원하지 않고, 역사상 가장 부끄럽게 모멸감을 느끼며 내려오기 바란다"며 "주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민이라는 40대 직장인 오모씨는 "지난주에도 집회에 나왔지만,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를보고서는 너무 화가 나서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다"면서 "여기 있는 사람 모두 같은 마음으로 나왔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오후 2시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서울진보연대 주최로 열린 사전집회에서도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고 정치 일정을 주도하려는 게 아니냐"며 새누리당 해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 청와대 코앞까지 접근…100m 앞까지 행진

본 행사에 앞서 오후 4시부터 청와대를 동·남·서쪽으로 100m까지 에워싸는 집회와 행진이 진행됐다. 시위대가 일제히 소리치면 청와대 본관까지 넉넉히 닿을 만큼 청와대와 근접한 거리다.

이날 법원이 허용한 시위대 진출 한계는 동쪽으로 청와대 춘추관 방면 진입로인 팔판동 126맨션 앞, 남쪽으로 청와대 사랑채 인근 자하문로16길 21, 동쪽으로는 신교동로터리에서 청와대 쪽으로 들어간 효자치안센터 앞이다.

경찰은 애초 이들 구간 행진을 광화문 앞 율곡로 남단까지로 제한하고 집회는 금지했다. 그러나 주최 측이 경찰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전날 법원이 받아들여 오후 5시30분까지 해당 구간에서 집회와 행진이 허용됐다.

매 주말 집회가 거듭될수록 시위대와 청와대 간 거리는 1㎞에서 400m, 200m, 100m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오후 7시 현재 동쪽인 팔판동 방면에서는 시위대가 대부분 광화문 광장 쪽으로 물러났다. 다만 창성동 별관과 효자치안센터 방면에는 제한시간을 넘겨서까지 시위대가 일부 남아 집회를 이어갔다. 연행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 행사 이후 오후 7시께부터는 종로, 을지로, 새문안로 등을 거쳐 율곡로와 사직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6개 경로로 2차 행진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주최 측은 5차 집회(11월26일)에서처럼 '1분 소등'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을 규명해야 한다는 뜻으로 오후 7시에 맞춰 참가자들이 일제히 촛불을 껐다가 다시 켰다.

오후 7시를 기해 시민들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속, 새로고침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트래픽에 과부하를 주자는 공격 아이디어도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실제 홈페이지에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이날 서울 시내에 경비병력 258개 중대(약 2만명)를 배치했다. 율곡로와 사직로, 자하문로, 효자로, 삼청로, 세종대로, 종로, 새문안로 등 집회·행진 구간 차량 통행은 통제됐다.

◇ 지역 곳곳에서도 "대통령 즉각 퇴진" 촛불 물결

서울뿐 아니라 부산,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도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부산에서는 오후 7시30분 기준으로 주최 측 추산 20만명이 모여 국정농단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경찰 추산은 오후 7시 기준 2만명이다.

참가자들은 자유발언 등을 통해 "민심은 박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이나 여야 합의가 아니다"면서 "박 대통령은 국민의 요구대로 즉각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른바 '하야송'을 불렀다.

대전에서는 오후 3시부터 서구 은하수네거리 둔산로에 시민들이 모여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노래 공연과 시국발언, 행진 등을 이어갔다.

'박근혜 정권 퇴진 세종비상국민행동본부'가 주최한 세종시 집회에서는 대통령기록관 앞 박근혜 대통령 친필 표지석 철거 퍼포먼스가 있었다. 참가자들은 이어 "새누리당 해체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새누리당 세종시당까지 행진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울산시민운동'도 울산시 남구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시민대회를 열었고, '박근혜 퇴진 비상강원행동'도 오후 2시부터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사무실 앞에 모여 시국대회를 개최했다.

◇ "대통령 마녀사냥 말라" 보수단체도 맞불집회

박 대통령 퇴진을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이어졌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대연합' 소속 회원 3만명(주최 측 추산)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집회를 열어 "박 대통령을 마녀사냥에 내몰지 말라"고 촉구했다.

정광용 박사모 중앙회 회장은 박 대통령이 단돈 1원도 사적으로 챙기지 않았는데도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챙긴 것을 가지고 '듣도 보도 못한 제3자 뇌물죄'를 거론하는 것은 마녀사냥이자 인민재판이라고 비판했다.

여성 인턴 성추행 의혹으로 물러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과 정치권이 저를 난도질한 이유는 박 대통령 제1호 인사인 윤창중을 무너뜨려야 대통령을 쓰러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박 대통령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을 지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종로3가까지 행진했다.

애국단체총협의회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5천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한 '한마음 국민대회'를 열어 대통령 하야 요구가 법치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김준호, 배연호, 전지혜, 최종호, 허광무, 강종구, 민영규, 이재림, 임기창, 권영전, 안홍석, 채새롬, 이효석, 최평천 기자)

'청와대로 행진'
'청와대로 행진'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서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2016.12.3
utzza@yna.co.kr

맞불집회
맞불집회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리는 3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단체 주최로 맞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2016.12.3
pdj663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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