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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학 무상급식 전격시행은 '협치의 결실'

송고시간2016-12-0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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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보수 떠나 아이들 미래 위해 손 잡아"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내년부터 부산지역 중학생의 무상급식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부산시, 부산시교육청, 부산시의회 3자 간의 협치의 결실로 볼 수 있다.

중학교 무상급식 문제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진보성향의 김석준 교육감의 당선으로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김 교육감은 선거공약으로 중학교 무상급식을 내걸었다. 그는 취임후 2016년 1학년부터 시작해 2018년까지 중학 3학년 전과정의 무상급식 시행을 추진하면서 부산시의회와 해마다 갈등을 겪었다.

보수성향의 새누리당 일색인 부산시의회에서는 김 교육감의 중학 무상급식을 '보편적 복지'로 보고 제동을 걸었다.

부산시학교학부모회 "학교급식 단순한 밥 한 끼 아니다"
부산시학교학부모회 "학교급식 단순한 밥 한 끼 아니다"

(부산=연합뉴스) 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앞에서 부산시학교학부모회 회원들이 "의무교육을 하는 중학교까지 의무급식은 당연하다"며 부산시교육청이 내년 예산으로 올린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비 예산 통과를 시의회에 요구하고있다. 2015.12.2
ready@yna.co.kr

시의회에서는 무상급식을 요구할 때 마다 학교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며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중 1학년 의무급식비 113억원을 편성했지만 시의회의 반대에 밀려 1학년 무상급식 대신 중학교 전체 학생들의 급식비를 낮춰주는 방식으로 타협해 가까스로 예산을 확보했다.

교육청이 2017년 본예산에 중학교 의무급식 지원비로 232억원을 편성해 지난달 부산시의회에 제출, 올해도 무상급식을 놓고 격한 대립이 예상됐다.

그러나 부산시의회와 부산시 일각에서 무상급식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고, 백종헌 부산시의회 의장이 중재력을 발휘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백 의장은 "시와 교육청, 시의회가 서로 삐걱거리면 결국 모든 피해와 불편은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서병수 시장에게 '통 큰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당초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으로 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시의회의 요청에 추가로 100억원을 더 지원하기로 하면서 내년부터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이뤄지게 됐다.

시가 무상급식 예산을 전격 지원하기로 하자 부산시교육청 또한 즉각 화답했다.

정부 지원이 원칙이라며 그동안 미뤄왔던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편성하기로 한 것이다.

내년부터 부산지역 중학생 전면 무상급식
내년부터 부산지역 중학생 전면 무상급식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서병수(왼쪽부터) 부산시장, 백종헌 시의회 의장, 김석준 교육감이 내년부터 부산지역 중학교에 전면 무상급식을 도입한다고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12.5
pitbull@yna.co.kr

시교육청은 당초 어린이집 누리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유치원 누리과정 항목에 전체 예산 2천342억원을 뭉뚱그려 편성했다.

시교육청은 시가 중학 무상급식 예산 지원에 나서자 이 예산을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각각 분리해 예산을 편성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중학 무상급식 전격 시행 배경에는 이미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주변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내년부터 인천이 무상급식 대열에 동참하면서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일부 등 영남권 지역만 무상급식 제외 지역으로 남게 될 처지에 놓였다.

무상 급식 지역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쪽에서도 무상급식이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환경의 문제, 생활의 문제로 인식하게 됐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시각이다.

김석준 교육감은 "부산시, 교육청, 시의회가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협치의 손을 맞잡은 것은 아이들의 미래, 부산교육의 미래, 나아가 부산의 미래를 위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기 때문"이라며 "부산이 중학 무상급식에 나서게 된 것은 진보 단체장과 진보 교육감이 있는 여타 다른 단체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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