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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트럼프-차이잉원 통화이후 대만국민 중국보복에 떨고 있다"

송고시간2016-12-07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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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취임 뒤 가해지는 중국의 압박 거세질 것으로 예상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역사적인 전화통화'를 두고 많은 대만 국민이 반기기보다는 중국의 보복에 떨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37년만에 이뤄진 미국 대통령(당선인 포함)과 대만 총통의 통화를 계기로 중국이 대만에 더 강한 경제 보복을 할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는 것이다.

중국은 차이잉원 총통이 지난 5월 취임한 이후에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가하면서 이전보다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 왔다.

지난 9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회의에 차이잉원 총통이 참가하는 것을 막았으며, 대만과 군사훈련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싱가포르 장갑차를 홍콩에서 억류하기도 했다. 대만이 국제사회와 교류하는 것을 봉쇄하는 것이다.

중국은 경제적으로도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10월 대만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40% 감소했다. 본토에서 온 중국인으로 넘쳤던 대만의 호텔은 절반이나 비었다.

중국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하나의 중국'(One China)을 인정하지 않는 차이잉원에 대한 보복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와 차이잉원의 전화통화는 중국의 더 강한 보복을 부르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많은 대만 국민이 전화통화를 축하하지 않고 있다.

일부 국민은 차이잉원 총통이 트럼프의 꾀에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캠페인 과정에서 중국때리기를 계속했던 트럼프가 더 중요한 이슈와 관련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대만 카드'를 활용했다고 보는 것이다.

국방차관을 지낸 린총핀은 "트럼프의 지원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그가 입장을 바꾸면 당근이 채찍이 된다. 그게 그의 스타일"이라고 경고했다.

대만은 경제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다.

국내총생산(GDP)의 70%에 해당하는 제품을 수출하며, 40%는 중국으로 간다. 반도체제조업체인 폭스콘이 만드는 센서와 칩이 대만해협을 건너 중국에서 애플의 아이폰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대만의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대만 국민은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가 위협한 데로 모든 중국 제품에 45%의 관세를 매길 경우 중국제품의 대미수출 부진뿐 아니라 대만 제품의 중국 수출 부진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트럼프가 중국보다는 대만을 편드는 정책을 실제로 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로널드 레이건 당선인이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복원하겠다고 했다가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실행하지 못했다. 또 아칸소 주지사 시절에 대만을 방문하기도 했던 빌 클린턴 대통령과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했던 조지 W.부시 대통령도 결국 중국의 압박에 굴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자료사진]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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