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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실리콘 밸리…고속 성장 속 위기감도 고조

송고시간2016-12-2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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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세계 경제 엔진 실리콘밸리에 최대의 도전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의 고속 성장세, "혁신은 계속된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2016년은 테크(기술) 산업계에 눈부신 성장의 시기이자 앞으로 이들에게 닥칠 시련을 예고하는 한 해였다.

26일(현지시간) 현재 뉴욕 증시의 시가 총액 상위 7개 회사 중 5개 회사가 테크 회사들이다. 애플,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은 올 한 해 최고의 매출과 이익을 구가하면서 전 세계 경제를 이끄는 회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들의 눈부신 성장은 이들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한다.

이제 IT 기기와 연결되지 않은 세상을 더는 상상하기 어렵게 됐다.

모든 정보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보관 이용되고,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을 통해 AI의 발달이 머지않아 인간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라는 예상은 너무도 당연하게 돼 버렸다.

알파고와의 세기의 바둑대결서 패한 이세돌[연합뉴스 자료사진]
알파고와의 세기의 바둑대결서 패한 이세돌[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에서 올해 디지털 광고 매출은 TV 광고 매출을 능가했다.

전 세계 10억 명의 이용자 기반을 가진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 네트워크의 성장세는 각국의 정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드러났으며 그로 인해 가짜 뉴스로 인한 폐해에 대한 경각심도 함께 일깨워 줬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애플과 구글 등에 '반독점법' 위반 및 탈세 등의 혐의로 수조 원의 벌금을 부과하거나 피소 한 것은 실리콘 밸리의 막강한 파워가 유럽을 장악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 모든 것은 테크 산업의 고속 성장과 확장된 영향력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은 실리콘 밸리에 최대의 위기가 됐다.

그의 당선 자체가 실리콘 밸리의 고속 성장에 대한 미국 백인 중산층의 시샘, 질시와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끝없이 부를 축적해 가는 실리콘 밸리 사람들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명백하게 존재하고 있음은 트럼프의 선거운동 기간 내내 확인됐다.

결국, 실리콘 밸리가 밀었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낙마하고 트럼프가 당선됐다. 트럼프의 이민정책과 자유 무역 정책 공약이 실현될 경우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이민자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실리콘 밸리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팀 쿡 애플 CEO, 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 등 12명의 실리콘 밸리 대표 기업 최고 경영자들이 지난 14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테크 서밋'이라는 이름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잠정적인 '휴전'을 맺긴 했지만, 럭비공 같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면 테크 산업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누렸던 정책적 혜택과 도움을 더 이상 받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트럼프와 실리콘 밸리 거물들의 '테크 서밋'[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와 실리콘 밸리 거물들의 '테크 서밋'[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율주행차나 전기차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사라지면, 이 분야의 연구와 개발은 지금보다 훨씬 느려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요한 것은 아이폰을 어디에서 만드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화와 연결성이 미국의 중산층에 이익인지 징벌인지의 문제"라면서 "트럼프의 당선은 실리콘 밸리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미국인들의 거부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테크 산업의 혁명은 지속할 것이며, 트럼프 차기 대통령조차도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트럼프가 테크 서밋에서 "나는 여러분을 도와주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고 말한 것은 선거 전과 후의 달라진 시각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올해 들어서만 AI 관련 스타트업은 40개가 인수 합병됐다. 2011년 이래 거의 140개 업체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AI의 미래에 대해 실리콘 밸리 자이언츠들이 무한한 관심의 방증이다. 음성과 이미지 인식은 우리의 삶에서 보편화 된지 오래다.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의 스승으로 존경받는 스티브 블랭크 스탠퍼드대 교수는 최근 톱테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실리콘 밸리는 새로운 큰 것(big thing)이 필요하다"면서 "차세대 실리콘 밸리 기술의 중심은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는 인공지능(AI)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머신 러닝과 사물 인터넷(IoT)의 발달은 결국 클라우드 컴퓨팅의 팽창으로 이어질 것이다.

IT 전문매체 리코드는 "세상의 모든 기술은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해 가고 경제의 큰 흐름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실리콘 밸리의 혁신이 계속되는 한 트럼프 당선인도 이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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