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인도 화폐개혁 현금부족 사태 장기화 조짐…"내년초까지 지속"

송고시간2016-12-29 16:51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40일간 신권 교체율 38% 불과…ATM 인출제한 계속될 듯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가 지난달 8일 '검은돈 근절'을 이유로 시중 유통 중인 현금의 86%에 해당하는 고액권을 사용 중단시키는 화폐개혁 이후
심화된 현금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인도의 화폐개혁 단행 후 40일 동안 사용 중지된 지폐 총액 15조4천억 루피 가운데 38%만이 신권으로 대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예년 수준으로 현금이 유통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2달 가까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는 여전히 각지의 은행 현금인출기(ATM) 앞에는 긴 줄이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은행이 ATM에 돈을 채워놓으면 금세 수십 명이 줄을 서서 몇 시간 만에 현금이 동나기 일쑤다.

전날 오후 8시께 기자가 찾은 수도 뉴델리 시내 대형 쇼핑몰 실렉트시티워크와 DLF몰에서는 SBI은행, 시티은행, DBS은행 등 ATM 10여 대가 모두 '현금 없음' 등의 안내를 붙여놓고 운영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1인당 하루 2천500루피, 1주일 2만4천 루피로 정해진 ATM기 현금 인출 제한은 다음 달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정부는 다만 인출 한도를 하루 4천루피로 올리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미아 칸티 고시 SBI은행 수석경제고문은 "상황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현금부족 사태가 정상화되려면 다음 달 하반기는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힌두스탄타임스에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지난달 화폐개혁 이후 국민에게 현금부족 어려움을 올해 말까지만 감수해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약속한 시한보다 현금부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델리 주민 니디 바르드와지는 "좋은 의도에서 이뤄진 조치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큰 불편을 일으켰다"면서 "어디 여행을 가고 싶어도 현금이 없어 못간다"고 말했다.

현금인출기 앞에 줄을 선 모함마드 라시드는 "화폐개혁은 실패라고 생각한다"면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현금이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줬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제1야당인 국민회의(INC)의 라훌 간디 부총재는 "약속시간이 끝나가는만큼 모디 총리는 이번 일로 발생한 경제 손실이 무엇인지, 화폐개혁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숨졌는지, 얼마나 많은 검은돈을 회수했는지, 이번 조치를 조언한 이는 누구인지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또 아직까지 해외에 있는 구권지폐 처리·교환에 관해 처리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각국은 인도 재무부와 인도중앙은행(RBI)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모디 총리는 최근 차명자산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화폐 개혁 이후 검은돈 근절을 위한 후속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인도 내각은 전날 구권 입금 기간이 지난 내년 4월부터는 10장을 초과하는 구권지폐를 보유하고 있다가 적발되면 최대 5만루피까지 벌금을 부과하기로 하는 행정명령을 의결했다.

지금까지 은행으로 회수된 구권 지폐는 14조 루피로 애초 정부 예상보다 3조 루피가 더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화폐개혁이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자체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 54% 응답자가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27% 부정적으로, 19%는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인도 뉴델리에서 야당 의원들이 화폐 개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6일 인도 뉴델리에서 야당 의원들이 화폐 개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rao@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