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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더 당당해진 디즈니 여주인공 '모아나' [통통영상]

송고시간2017-01-0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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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널 만든 건 신이 아닌 너다"


"지금의 널 만든 건 신이 아닌 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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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IeE20Ok_WcQ&feature=youtu.be

(서울=연합뉴스) 정주원 기자 = 세계 최고의 프린세스메이커 월트 디즈니의 신작 '모아나'(Moana).

독특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디즈니 새 뮤즈의 고향은 마우이 신화로 유명한 태평양 폴리네시아 군도입니다. 모아나는 모투누이 섬 추장의 딸로 후계자 수업을 받는 어린 공주님의 이름입니다.

'모아나'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모아나'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 작품은 디즈니 특유의 고운 마음씨와 진취적인 마인드를 가진 16세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폴리네시아의 잔 다르크가 위기에 처한 섬을 구하기 위해 먼바다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3D 코믹 어드벤처물이죠. 바닷물과 여러 열대식물, 그리고 바닷속 세계를 표현한 CG는 현존하는 애니메이션 필름 계의 정점에 섰다고 말할 만합니다.

'겨울왕국,' '주토피아' 등 디즈니 흥행의 신세계를 열었던 주요 제작진과 함께 '알라딘,' '인어공주'를 탄생시킨 명감독 론 클레멘츠와 존 머스커가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각본은 자레드 부쉬가 썼고, 해외 더빙은 모아나 역에 상대적으로 뉴페이스인 아우이 크라발호, 반인반신 마우이 역에 '분노의 질주,' '샌 안드레아스'로 한국에도 인지도가 높은 드웨인 존슨이 열연했습니다.

'모아나' 스틸컷 중 모아나(좌)와 반인반신 마우이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모아나' 스틸컷 중 모아나(좌)와 반인반신 마우이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는 평화로운 모투누이 섬에 사악한 용암의 신 '테 카'의 재앙이 내리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환경 운동가들이 환영할만한 설정입니다.

모아나는 할머니로부터 자신이 바다로부터 선택받은 특별한 존재이며, 마우이를 찾아 여신의 보석을 돌려주면 재앙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머나먼 여행을 떠납니다.

'모아나'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모아나'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모아나는 프린세스 무비의 전형적인 뼈대 위에 굵직한 페미니즘을 얹어냅니다. '겨울왕국'에서는 자매간의 우애가 세상을 구했다면, 모아나에서는 '나의 선택이 나를 돕는다'라는 여성의 주체성이 빛을 발합니다.

모계중심사회의 세계관도 엿보입니다. 바다를 무서워하는 모아나의 아버지는 딸의 꿈을 막으려 하지만, 어머니와 할머니는 딸의 의지를 존중하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도록 응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창조신 테 피티, 그의 대칭을 이루는 파괴의 여신 테 카 역시 여신으로 모든 자연의 섭리를 관장합니다.

'모아나'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모아나'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모아나는 신과 자연과 대비되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부각합니다. 인간과 신의 중간적인 존재인 마우이가 용기를 잃고 좌절했을 때 모아나는 '지금의 널 만든 건 신이 아닌 너다'라며 깨달음을 줍니다. '나는 샤이니'를 외치는 바닷속 요괴 타마토아의 괴상한 수집벽과 못 말리는 나르시시즘의 이면에는 타인의 애정과 관심에 대한 간절함도 묻어나옵니다.

단 하나의 '악한' 캐릭터도 없다는 사실도 신선합니다. 독침을 쏘며 모아나를 방해하는 해적들마저도 귀여운 코코넛을 뒤집어쓰고 동동거리는 귀여운 모습으로 관객을 끌어당깁니다.

'모아나'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모아나'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의 모든 작품에 빼놓을 수 없는 OST 부문에서도 하나같이 보석 같은 곡들이 포진됐습니다.

메인 테마곡 '하우 파 아일 고'(How Far I'll Go)는 제74회 골든 글로브 장편 애니메이션상도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지난 2014년 '겨울왕국'의 '렛잇고'(Let It Go) 열풍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세간의 비교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두 곡은 억눌린 자유를 갈망하며 자신의 의지로 여행을 떠나는 내용으로, 메들리로 부르면 한 곡처럼 들릴 정도입니다. 다만 '하우 파 아일 고'는 제목의 발음이 어렵고 가사가 빽빽합니다. 후렴구도 렛잇고 만큼 심플하지 않아서 국내에서 동일한 인기를 얻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오히려 마우이의 주제곡인 '유어 웰컴'(You're Welcome)이 기대됩니다. 쉽고 유쾌한 멜로디와 후렴구가 한국인에게는 더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모아나'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모아나'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모아나는 원래 북미 극장가에서 추수감사절을 겨냥해 11월 넷째 주에 론칭됐지만, 반짝이는 야자수와 싸이언 블루의 바닷가는 겨울에 더 반가운 손님 같습니다.

북미 개봉 첫 주에 '겨울왕국' 오프닝을 뛰어넘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후 입소문을 타며 미국 '로튼토마토' 등 영화리뷰 사이트에서 역주행을 일으키는 등 흥행성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습니다. 국내 극장가에는 12일 개봉합니다.

jw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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