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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리고 부딪히고 추락하고' 제주 공사장 재해 전국 최고수준

송고시간2017-01-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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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사이 근로자 4명 숨지고 5명 부상…"안전관리 실종"


열흘 사이 근로자 4명 숨지고 5명 부상…"안전관리 실종"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건설경기가 활기를 띠며 현장근로자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11일 안전보건공단 제주지사의 산업재해 현황 분석에 따르면 2015년 제주 건설 현장에서 재해를 당한 근로자는 1천101명으로 조사됐다.

그해 전체 현장근로자 수는 19만8천12명, 재해율은 0.56%다.

재해율은 인천(0.61%)과 대구(0.60%)에 이어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3위를 기록했다.

공사 현장에서 재해를 당한 근로자는 2014년 1천200명, 2013년 1천188명이다. 재해율은 2014년(전체 현장근로자 수 18만5천281명) 0.65%, 2013년(〃 16만1천816명) 0.62%로 전국평균인 0.53∼0.59%를 0.1% 포인트 안팎으로 웃돌았다.

공사장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15년 14명, 2014년 9명, 2013년 8명으로 나타났다.

재해 통계 작성이 마무리되지 않은 지난해에는 119 구급대로 이송된 환자만 320명으로 전년 253명과 비교해 26.5% 증가했다.

서귀포 호텔 공사장서 사고 수습하는 소방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귀포 호텔 공사장서 사고 수습하는 소방 [연합뉴스 자료 사진]

올해 들어서는 열흘 만에 6건의 공사장 안전사고가 발생, 4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고 5명이 다쳤다.

9일 오전 10께 서귀포시 법환동 분양형 호텔 신축 현장에서 대형 공구함이 15m 아래로 떨어져 4층에서 작업하던 강모(48·중국인)씨와 최모(50·〃)씨 등 2명을 덮쳤다. 강씨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최씨는 다리 등을 크게 다쳤다.

6일 오후 1시 49분 제주시 노형동 다세대 주택 신축 공사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박모(59)씨가 펌프카 붐대에 부딪혀 숨졌다.

4일 오후에는 제주시 월평동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김모(69)씨가 펌프카 밑에 설치된 회전축에 끼여 숨졌다. 오전에도 서귀포시 상예동 중산간로에서 도로포장 공사를 하던 김모(72)씨가 덤프트럭에 깔려 숨졌다.

3일에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청소년수련원 공사 현장에서 지상 6∼8m 높이의 가설물인 비계에 올라가 작업하던 황모(65) 등 3명이 추락해 크게 다쳤다.

제주 신축호텔 공사장서 추락한 근로자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제주 신축호텔 공사장서 추락한 근로자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전문가들은 제주에 건설 현장이 증가하면서 무리하게 공정을 잡아 공사하다 보니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 공사 현장 수는 2015년 3만1천21곳으로 2014년 2만8천493곳에 견줘 8.1% 증가했다. 2012년 2만3천660곳에 비해 3년 만에 20.4% 늘었다.

지난해에는 서귀포시의 건축허가만 5천771동 168만8천270㎡로 전년 4천335동 116만9천754㎡보다 44.3%(연면적 대비) 증가했다.

안전보건공단 제주지사 관계자는 "중장비나 근로자들이 비슷한 시기에 여러 곳의 건설 현장을 옮겨 다니게 돼 각각의 현장에 대한 안전 숙지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 시공사들은 공정을 앞당겨 마무리한 뒤 다른 건설수주를 받아 진행하려는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제주지방검찰청과 함께 안전사고가 잇따르면 제주 건설 현장에 대한 특별 감독에 착수했다.

검찰 수사관과 노동청 근로감독관, 안전보건공단 전문가들이 불시에 건설 현장을 찾아 안전시설 미설치 등 법 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위법 사실을 적발키로 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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