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연령·세월호법'서 공통분모 찾은 野…2월 처리 탄력받나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대권게임'을 놓고 연일 티격태격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지만 당면한 개혁입법 과제를 놓고는 보조를 같이하는 분위기다.

탄핵정국을 이끌어온 '촛불민심'을 어떻게 입법에 반영할 것인지를 놓고 양당의 시각이 거의 일치하고 개혁의 방향성을 놓고도 공통분모가 크다는 점에서다.

특히 두 야당이 재벌개혁을 위한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선거연령 18세 하향 등을 놓고 큰 틀에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다음달 임시국회 처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비박(비박근혜)계 신당인 바른정당도 일부 개혁과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조기 입법이 현실화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10일 민주당이 제시한 21개의 개혁입법 중점추진 법안을 보면 재벌개혁을 위한 경제민주화 법안, 언론개혁,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선거연령 18세 하향조정 등이 담겨있다.

이는 국민의당이 8일 선정한 22개 개혁입법에도 공통적으로 포함된 내용이다.

우선 '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정치권과 재벌의 유착 고리를 끊기 위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공정거래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대목에서는 양당의 시각이 같다.

언론개혁을 겨냥한 이른바 '방송4법'도 두 당 모두 우선 개혁과제로 삼고 있다. 방송4법은 방송법과 방송문화진흥회법,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의미한다.

공수처법 제정을 검찰개혁의 핵심 방안으로 내놓은 것도 두 당이 뜻을 함께 한다. 수사권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검찰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소하려면 검찰에서 독립된 수사기구를 새로 만들어 고위공직자 부패를 전담하도록 해야 한다는데 있어 공통의 인식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선거연령을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선거법 개정에도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여기에 재외국민 선거권 보장 방안을 추가로 제시했고, 국민의당은 오후 6시까지로 돼 있는 사전투표시간을 오후 8시로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두 당은 아직 국회에서 머물러 있는 '세월호특별법'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법률안의 조속한 처리에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11일 시민사회단체와 만나 세월호법 등 추가 개혁과제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세월호법은 안건조정회의에서 90일이 지나 농해수위 법안소위에서 논의가 가능하다"며 "사회적재난법은 환노위서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민주당은 최저임금 1만원 실현,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창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의 소득기준 개편 등 민생개혁 법안에도 무게를 두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두 당의 의석수를 합치면 과반의석을 확보한 만큼 '의기투합'해 2월 국회에서 개혁입법에 나설 지 주목된다.

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천만 촛불을 통해 확인한 개혁 과제의 실천을 위해 시민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2월 국회까지 개혁입법 22개 과제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꼭 의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d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7/01/10 18: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