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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죽을 지경"…실종선원 가족 한숨만

송고시간2017-01-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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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악화로 포항 사고선박 수색 난항…바람 초속 13m, 파고 최고 4m

가족 "배 침몰 우려"…해경 "해상 수색 강화"


기상악화로 포항 사고선박 수색 난항…바람 초속 13m, 파고 최고 4m
가족 "배 침몰 우려"…해경 "해상 수색 강화"

적막감 도는 구룡포항
적막감 도는 구룡포항

(포항=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1일 오후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구룡포항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2시 5분께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오징어 채낚기 어선이 대형 상선과 충돌해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 7명 가운데 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2017.1.11
psykims@yna.co.kr

(포항=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지난 10일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선박 충돌로 실종한 선원 4명 수색이 기상악화로 난항을 겪자 가족들이 애만 태우고 있다.

사고 이틀째인 11일 오전 남구 구룡포읍 경북선원노동조합 건물 2층 한 사무실.

매트리스가 깔린 바닥, 의자 등에 실종선원 가족 10여명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아직 생사를 알지 못하는 선원들 걱정에 밤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탓인지 대부분 퀭한 모습이었다. 일부 가족은 말없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사무실 한쪽 탁자에 둘러앉아 사고보상 등 문제를 논의하는 가족 모습도 보였다.

해경은 낮 12시 15분께 실종자 가족 대표들을 구룡포 해양경비안전센터에 불러모아 영상을 보여주며 수색상황을 설명했다.

센터 정문 쪽에 놓인 TV에서는 전날 충돌로 바다에 뒤집힌 오징어 채낚기 어선 209주영호(74t급) 안에서 실시한 야간수색 장면이 나왔다.

기관실 문은 열렸고 침실에 있던 이불 등이 둥둥 떠다녔다.

이어 11일 오전 사고 해역 상황도 나왔다. 209주영호가 빨간색 밑바닥을 드러낸 채 파도가 거세게 일렁이는 바다 한가운데 뒤집혀 있었다. 주변에 해경 고속단정이 있으나 기상악화로 선박에 좀처럼 접근하지 못했다.

오전 현장에는 초속 12m∼13m 강한 바람이 불고 파도는 최고 4m까지 높게 일었다고 한다.

해경 관계자는 "야간수색에서 실종자를 추가로 발견하지 못했고 오전 수색은 기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뒤집힌 209주영호
뒤집힌 209주영호

[포항해양경비안전서 제공=연합뉴스]

실종자 수색이 더디자 가족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배 예인이 늦어져 바닷속으로 아예 침몰해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타냈다.

한 실종선원 가족은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죽을 지경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한 가족은 "내 가족이 탄 배를 한 번이라도 직접 살펴봤으면 좋겠다"며 신속한 수색·예인을 요청했다.

"아직 선박 안에 선원들이 남아 있을지 모르니 다시 한 번 샅샅이 살펴봐 달라"고 했다.

해경 측은 "사고 해역에는 특수구조대 등이 대기하고 있으며 해상 수색도 강화하고 있다"며 "기상이 좋아지면 선박 안 수색을 한 번 더 한 뒤 인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오후 2시 5분께 포항시 남구 구룡포 동쪽 22마일 해상에서 홍콩선적 원목운반선 인스피레이션 레이크호(2만3천269t급)와 구룡포 선적 209주영호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 7명 가운데 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했다. 1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포항해양경비안전서는 11일 새벽까지 경비함정을 동원해 실종선원을 수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날이 밝자 경비함정 6척과 어선 3척, 어업지도선 2척, 항공기 1대, 헬기 2대를 동원해 사고 해역에서 수색을 재개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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