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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특검, 미르·K재단 출연금 전체 '제3자 뇌물' 적용 검토

송고시간2017-01-13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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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선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공소장 변경 가능성도

재단법인 미르 K스포츠(CG)
재단법인 미르 K스포츠(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이보배 기자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기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던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에 대해 제3자 뇌물 혐의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특검팀은 두 재단에 53개 대기업이 총 774억원을 출연한 것에 대해 모두 제3자 뇌물죄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에 앞서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 재단 자금 출연을 수사한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하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대기업들을 압박해 출연을 강요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작명부터 설립 준비과정을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수석이 '수금'에 나서는 등 청와대가 깊이 개입한 것으로 나타난 재단에 기업들이 거액의 돈을 내게 된 배경을 '강요'에 의한 것으로만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기업들이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고려해 향후 어떤 형태로든 이익을 기대하고 출연금을 냈을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이 돈을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 총수들이 박 대통령과 '독대'를 하며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정황도 다수 드러났다.

최씨 등 기소 당시 검찰은 제3자 뇌물수수 부분을 완전히 배제한 것이 아니라 증거가 명확하지 않아 공소 유지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일단 직권남용 혐의만 적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영수 특검은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단 기금 문제는 본질을 봐야 한다"며 "대기업들이 거액의 돈을 내게 된 과정이 과연 무엇인지, 거기에 대통령의 역할이 작용한 게 아닌지, 즉 근저에 있는 대통령의 힘이 무엇이었는지를 봐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날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특검팀은 "재단 출연금도 뇌물공여 혐의 수사에서 검토 대상"이라고 밝혀 출연금에 대한 뇌물 혐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재단 출연금의 경우 실제 금품이 건너간 대상이 박 대통령 본인이나 경제적·실질적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최순실씨 등이 아니라 재단법인인 만큼 제3자 뇌물수수로 봐야 한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특검팀 역시 이런 부분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두 재단이 박 대통령의 퇴임 이후 생활에 대비할 목적으로 설립됐다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이 부분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서는 제3자 뇌물죄 적용이 가장 적절해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형법상 제3자 뇌물죄의 요건인 '부정한 청탁'의 '부정한'이라는 말에 얽매일 것 없이 기업 현안에 대통령이 직접적 관심을 표명했다면 청탁 대상이 된다. 정당한 업무라 하더라도 금품 수수와 연관되면 부정한 청탁이 된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고 말했다.

재단 출연금에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해 이 부회장 등을 기소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최씨 등 재판의 공소장 변경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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