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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 천안함 찾고 촛불집회도 고려…좌우 넘나드는 '통합행보'

송고시간2017-0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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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적 스펙트럼 아우르는 행보…제3지대서 지지층 외연 확대 시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사실상의 대권행보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가장 먼저 내세운 화두는 '통합'이다.

정치적으로 양분된 여(與)와 야(野), 좌와 우를 넘나드는 행보를 보이며 지지층의 외연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동시에 박 대통령의 탄핵을 끌어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15일 천안함이 전시된 평택 2함대 사령부를 방문하며 보수층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한편, 이어 조만간 야권이 '성지'처럼 받드는 5·18 광주묘지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조성된 봉하마을을 찾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 행보다.

潘, 천안함 찾고 촛불집회도 고려…좌우 넘나드는 '통합행보' - 1

이 같은 일정과 동선에는 '통합'을 기치로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안으면서 정치적 중립지대인 이른바 '제3지대'에 터 잡아 정계개편을 추동하려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념적 스펙트럼을 아우르려는 반 총장의 구상은 귀국 일성에 명확히 드러났다. 반 전 총장은 12일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패권과 기득권은 더 이상 안 된다"며 '국민 대통합'을 강조했다.

실제로 귀국 이튿날인 13일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았을 때는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찾은 데 이어 조만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진해 봉하마을도 방문할 계획이다.

역대 모든 정권의 대통령 묘역을 찾는 행보를 넘어 이념적 상징성을 지닌 장소도 찾을 계획이다. 현재 머지않아 방문할 전남 진도 팽목항과 광주 5·18 민주묘지가 야권 지지층을 겨냥하고 있다면, 15일 방문 예정인 평택 2함대 사령부는 안보에 방점을 찍는 행보다.

이밖에 15일 김영삼(YS) 정권 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고(故) 박세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의 상가 조문 일정도 '중도 보수' 성향 정치인들과이 상견례 성격을 띨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潘, 천안함 찾고 촛불집회도 고려…좌우 넘나드는 '통합행보' - 2

반 전 총장이 초기부터 '서민·민생' 행보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큰 틀에서 '통합'과 맥을 같이한다. 여권의 대선주자로 인식되고 있는 여론의 흐름을 감안해 사회적 소외계층 편에서 서는 정치지도자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이다.

반 전 총장이 고향의 사회복지시설인 음성꽃동네를 방문하고 조류인플루엔자(AI) 거점소독소를 방문한 것도 소외계층과 서민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앞서 지난 13일 서울 동작구의 한 김치찌갯집에서 워킹맘·취업준비 대학생·청년 창업자 등으로부터 고민을 들었던 자리는 세대를 넘나드는 통합과 포용의 행보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의 전문성이 외교에만 치우쳐 있다는 인상과 10년간의 국내 공백에 대한 우려를 만회하려는 측면도 있다. 이 자리에서는 가계부채·청년실업·고용·여성 경력단절 문제 등 경제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과 정책적 비전이 조목조목 제시됐다.

이처럼 반 전 총장이 서민 행보를 중심으로 여·야를 아우르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일단 제3 지대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 대권행보를 공식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장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 등 특정 기존 정당을 선택하지 않고 부동층과 중도보수·중도진보를 모두 끌어안으면서 '새로운 틀'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중립적' 태도가 자신의 이념정체성을 분명히 않은 채 상황 전개에 따라 정치적 기회만 엿보는 모양새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게 반 전 총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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