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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식물 본떠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기술 개발

송고시간2017-01-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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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소금기가 있는 땅에서 잘 자라는 염생식물(鹽生植物·halophyte)을 본뜬 방식으로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염생식물 맹그로브
염생식물 맹그로브

[미래창조과학부 제공=연합뉴스]

18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포항공대 이상준 교수 연구팀은 작년 12월 27일 발간된 학술지 'ACS 나노'에 이런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바닷가에서 자라는 대표적 염생식물인 '맹그로브'(mangrove)의 뿌리가 나트륨(Na) 이온을 걸러서 바닷물 소금기의 약 90%를 제거하는 점에 주목하고, 이를 모방한 '담수화 기술'(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해 민물로 만드는 기술)을 고안했다.

염생식물 생체모방 담수화 기술 설명
염생식물 생체모방 담수화 기술 설명

[포항공대 제공=연합뉴스]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로 만든 여과막에 양전하를 띠는 소재인 '폴리알릴아민하이드로클로라이드'(PAH)와 음전하를 띠는 소재인 '폴리소듐스티렌설포네이트'(PSS)를 여러 층으로 쌓는 방식으로 담수화 필터를 제작했다.

염분 농도가 보통 바닷물의 6분의 1 수준(몰농도 0.10 mol/ℓ)인 염화나트륨(NaCl) 수용액을 만들어 이 필터에 통과시켰더니 약 96.5%의 나트륨 이온이 걸러졌다.

또 사흘간 실험하는 동안 시간당 유량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됐다. 이는 막이 오염되거나 막혀 시간당 유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아 지속적 필터링이 가능함을 뜻한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

논문 제1저자 김기웅 씨 (포항공대 대학원생)
논문 제1저자 김기웅 씨 (포항공대 대학원생)

[포항공대 제공=연합뉴스]

형산강 물이 흘러 들어가는 포항 앞바다의 바닷물(몰농도 0.31 mol/ℓ)을 직접 길어서 여러 차례 필터링해 본 결과 실제 바닷물도 이 방법으로 담수화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책임자인 이상준 교수는 "염생식물을 본뜨는 '생체모방'(biomimetics)을 통해 별도의 후처리 과정 없이 해수를 지속적으로 담수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역삼투(reverse osmosis) 방식 담수화 기술은 높은 에너지 소비, 별도 후처리 공정, 막의 막힘 등 문제점을 지니고 있으나,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제작과정이 간단하고 소규모 설비로도 구동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포항공대 이상준 교수 (연구책임자 겸 교신저자)
포항공대 이상준 교수 (연구책임자 겸 교신저자)

[포항공대 제공=연합뉴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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