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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실세 '왕실장'서 추락한 김기춘…'法꾸라지'에서 구속으로

송고시간2017-01-21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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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21일 구속 수감된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왕(王)실장', '기춘대원군'으로 불리며 막강한 권세를 떨쳤다.

경남 거제 출신인 김 신임 비서실장은 1939년생으로 경남고와 서울대를 졸업했으며, 만 20세인 대학 3학년 때 고등고시 사법과에 최연소로 합격했다.대검 특수1과장, 서울지검 공안부장을 거쳐 법무부 검찰국장 등 법무·검찰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노태우 정권 시절 검찰총장을 역임하고 이례적으로 법무부 장관까지 지냈다. 15∼17대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내며 정치권에서도 승승장구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0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8월 나이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박 대통령의 부름을 받는다. 당시 나이가 74세였다.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따서 만든 '정수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은 졸업생 모임인 '상청회' 회장을 지냈고, 이런 이력과 충성심 덕분에 박 대통령의 신임이 매우 두터웠다는 후문이다.

과거 서울지검 평검사 시절에 법무부로 차출돼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했고, 육영수 여사 저격범 문세광을 조사·신문한 경력이 있다.

그의 이름을 두고 음모론이나 공작정치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199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초원복집 사건'의 영향이다. 당시 법무장관이던 그는 부산지역 관계 기관장들을 식당에 불러 모아 '우리가 남이가'라며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부정선거를 모의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그는 지난달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일관되게 '모르쇠' 입장을 견지하자 야당 의원들로부터 '법꾸라지'(법률 + 미꾸라지) 행태를 보인다는 지탄을 받았다.

특검팀은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할 의도로 만든 '블랙리스트'의 작성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로 18일 김 전 실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영장을 발부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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