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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국가의 시대'에서 '국민·시민의 시대'로

송고시간2017-01-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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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시간'·'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등 출간

'군주·국가의 시대'에서 '국민·시민의 시대'로 - 1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촛불집회는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그러나 더 큰 과제가 남아있다. 촛불집회를 통해 확인된 민의를 어떻게 결집해 구태를 벗고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다양한 의견 속에 출판계에서는 국가, 대통령, 엘리트 정치인 중심의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 시민이 중심이 되는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촛불의 시간'(북극성 펴냄)에서 광장의 촛불을 통해 이제 '군주와 국가의 시간'이 끝나고 '시민의 시간'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는 촛불집회에서 시민민주주의의 한국적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가 말하는 시민민주주의(civic democracy)는 대의 민주주의의 결점과 한계를 직접적 행동과 적극적 개입을 통해 메우고자 하는 민주주의의 발전된 유형이다.

그러나 시민민주주의는 장기적 과제다. 당장 우리에게는 정권 공백기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송 교수가 제안하는 해법은 '당정협의체 거버넌스'다. 여당과 야당이 황교안 총리 내각과 긴밀한 당정협의체를 꾸리고 모든 사안을 서로 논의해 실행에 옮기는 방식이다.

당장 닥쳐온 대선에 대해서는 '50대 기수론'을 내세운다. 안희정과 남경필을 선두그룹으로, 박원순과 김부겸, 원희룡을 다음 그룹으로 묶는다.

안철수와 손학규, 정운찬이 연합함대를 형성한다면 상당히 유력한 동맹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분석 등 대선 주자들에 대해 평가도 한다.

2012년 10월 당시 박근혜 후보로부터 선거대책본부장을 제안받았으나 고사했던 일화도 소개한다.

송 교수는 당시 박 후보에게 '상대 후보를 알려면 그 시대 청와대에 있었던 영애 박근혜에게 돌을 던져봐라. 일종의 리허설인데 그래야 상대후보의 세계관을 짐작할 수 있다'고 조언을 했다. 열심히 송 교수의 말을 받아적던 박 후보는 이 말에서 수첩을 덮었고 다시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176쪽. 1만원.

언론인 출신의 최병권 씨가 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도어즈 펴냄) 역시 주권자로서의 국민을 강조한다.

저자는 먼저 패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패배한 과거를 곱씹으면서 과거의 포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어 자유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시장 유토피아'와 금권정치를 비판한 저자는 '공감의 능력'을 기반으로 한 평등 정신의 회복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조항 속 '공화'(公和) 개념의 회복을 강조하며 네덜란드의 노사모델인 '폴더 모델'을 한 사례로 제시한다.

'폴더'(polder)는 바다를 메워 육지로 만든 저지대 간척지를 의미한다. 제방을 쌓고 터진 제방을 함께 틀어막을 때 너와 내가 구별이 없다는 의미에서 '공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서로가 서로를 둘러싸고 있을 때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의미도 된다. 320쪽. 1만4천원.

협동조합 운동가인 박승옥 씨의 '내가 알아야 민주주의다'(한티재 펴냄)도 대의제 극장정치에서 벗어난 민주주의 광장정치를 주장한다.

그 출발은 지역이다. 지역에서부터 주권을 실천하는 주민발의와 주민투표, 주민감사 같은 일상에서의 제도화를 지역 주권자의 힘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20쪽. 1만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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