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은 김경숙?…흙수저 공분 산 '정유라 특혜' 수사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전명훈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학사 비리 의혹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윗선'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한계를 노출하고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검은 25일 새벽 이대 학사 비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됐던 최경희(55) 전 총장의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함에 따라 보완 조사를 거쳐 수사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쯤 비리 연루자들을 일괄적으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최 전 총장은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보다는 불구속 상태로 기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이대 학사 비리의 구도는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의 지시로 남궁곤(55) 전 입학처장 등이 주도한 것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특검은 정유라씨가 이대에서 누린 온갖 특혜의 배후에 최 전 총장이 있는 것으로 보는 만큼, 유죄 판결을 끌어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검이 최 전 총장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이대 학사 비리 의혹 수사를 청와대로 확대할 가능성도 작아졌다.

당초 특검의 이대 수사도 박근혜 대통령을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헌법재판소의 23일 탄핵심판에서는 박 대통령이 정유라씨를 직접 거론하며 '끼가 있고 능력 있는, 재능 있는 선수를 위해 영재프로그램 등을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최 전 총장을 구속하고 정씨의 특혜에 박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추궁하려던 특검의 계획은 일단 벽에 부딪혔지만, 남은 수사와 재판에서 박 대통령의 연루 정황이 드러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이대 학사 비리의 핵심 인물인 정유라씨가 덴마크에서 구금 상태로 '버티기'에 들어간 것도 특검 수사에 걸림돌이 됐다.

그러나 특검은 정씨에게 특혜를 준 김경숙 전 학장, 남궁곤 전 처장, 류철균(51·필명 이인화) 교수, 이인성(54) 교수 등 4명의 비리를 규명하고 구속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대 학사 비리 의혹은 대기업 뇌물수수 의혹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비중은 작았지만, 힘겹게 살아가는 '흙수저' 청년들의 공분을 자아낸 사건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았다.

정유라씨에게 온갖 '반칙'을 허용해주고 국회 청문회에서는 반성의 기미 없이 '모르쇠'로 일관한 교수들은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대 비리 수사 인력은 박 대통령의 '비선 진료'를 포함한 의료비리 의혹을 규명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특검은 곧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의원의 김영재 원장을 비롯한 의료비리의 핵심 인물들을 줄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ljglor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7/01/25 09:4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