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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만 명절증후군?…고향 부모님은 '우울증' 우려

송고시간2017-01-30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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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후에도 자주 안부전화 드려 부모님 건강 살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흔히 '명절증후군'이라고 하면 도시에 사는 자녀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쉽다. 그도 그럴 것이 며느리는 시댁에 내려가 음식을 해야 하고, 남편은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등의 부담이 크다 보니 명절이 지나고 나면 밀렸던 피로감이 명절증후군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더욱 심하게 명절증후군을 겪는 건 고향에 남겨진 부모님이다.

명절이 끝난 후 자식들이 없는 빈자리를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거나 우울감 때문에 식사도 잘 못 하는 부모님도 있다. 노인들은 소화 장애와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만약, 자식들을 떠나보낸 뒤 하루 이틀로 끝날 줄 알았던 공허함이 2주 이상 이어지면서 평소보다 소화도 잘 안 되고, 두통을 호소한다면 명절증후군에 의한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노인의 경우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자칫 공허함으로 시작되는 우울증을 동반할 수 있다. 근거 없는 통증, 피로감, 신체감각 이상, 설사나 변비, 두통, 어지러움, 불감증, 발한, 건강 상태에 대한 과도한 걱정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요즘 들어 평상시에는 손주의 육아를 전담하다 명절 준비까지 해야 하는 중노년층 여성의 명절증후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5년 5∼7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손주를 돌보고 있는 조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59.4%가 "손주 돌보는 일이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응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명절에 장기간 쪼그리고 앉아 음식을 만드는 등 관절에 무리 가는 자세가 반복되면 노화로 인해 쇠약해진 노년층의 무릎이나 허리 등에 심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손주를 돌보는 노인들이 통증을 주로 호소하는 곳은 손목이다. 아이를 안거나 젖병을 물릴 때 손목에 힘이 집중되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손목의 시큰거림이 자칫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번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로 이뤄진 작은 통로인 수근관이 두꺼워지거나 수근관 내 압력이 높아져 신경을 압박하며 생긴다. 집안일로 인한 과도한 손목 관절 사용이 원인으로, 맞벌이 자식들의 손주까지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손목 질환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이처럼 기존에 앓고 있던 만성 질환에다 신체 일부의 기능상실이 더해지면 노인들의 명절 우울증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백경일 신경외과 전문의(강북힘찬병원 원장)는 "명절준비에 육아까지 담당하는 중년 이상의 여성환자들은 명절 직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크게 증가한다"면서 "상당수가 급성 허리염좌에 의한 통증이어서 한동안 쉬면 일시적으로 호전되지만, 통증을 방치하면 척추와 척추 사이의 수핵이 탈출하는 허리디스크 같은 척추 질환으로 악화할 위험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부모님은 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자신의 병을 알리지 않는 경향이 있는 만큼 자녀들은 명절이 끝나고 집에 돌아온 후에도 자주 안부 전화를 드려 부모님의 건강을 세심히 살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명절증후군(CG)
명절증후군(CG)

연합뉴스TV 캡처. 작성 이충원(미디어랩)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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