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정책행보 이어가던 文 다시 촛불로…지지층 결집 포석

송고시간2017-02-09 18:49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휴일에 '대구→서울촛불집회→전주' 강행군…'일자리·전인범' 공세 대응

세월호·가습기·지하철참사 유족과 함께 '국민안전' 공약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서혜림 기자 = 조기 대선 전망 속에서 '일등 주자'로서의 입지 굳히기를 시도하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다시금 '촛불'을 들었다.

국회의 탄핵안 가결 이후 싱크탱크를 정비하면서 안보·일자리·4차산업혁명 분야의 공약을 발표하며 거침없는 정책 행보를 보이던 문 전 대표가 헌재의 탄핵 심판 결정이 지연되거나 기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촛불민심'의 초심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표는 9일 서울 광진구 시민안전체험관에서의 싱크탱크 국민성장 포럼 참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절차를 지연시키고 탄핵을 기각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데, 단순히 박 대통령 개인 차원이 아니라 정권을 연장하려는 세력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느낀다"며 "우리 야당과 촛불 시민들은 더 긴장하면서 좀 더 단호한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탄핵을 낙관할 수만은 없게 됐다. 당도 후보들도 촛불 시민들도 좀 더 노력하고 뜻을 모아야겠다"고 한 데 이어 연일 '촛불'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탄핵 반대 세력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는 등 탄핵 지연 조짐이 감지되고 혹여나 이런 흐름이 탄핵 기각으로 이어질 경우 청산해야 할 적폐로 규정한 박 대통령과 여권 세력이 '귀환'할 수도 있다는 절박감 때문으로 보인다.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그 시기가 늦어질 경우 '촛불민심'이 그만큼 사그라들 가능성이 없지 않아 '예상보다 늦은' 조기 대선에서 지금과 같은 '대세론'을 이어가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 역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지지기반인 '촛불민심' 결집을 통해 '대세론'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문 전 대표가 이날 "이정미 헌법재판관 퇴임 이전에 탄핵 결정이 안 내려지면 그 뒤는 (정국이) 아주 혼미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재판관의 퇴임일은 다음 달 13일이다.

문 전 대표는 휴일인 11∼12일 대구·전주 등 영호남을 잇따라 방문해 지지층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지만, 광화문 촛불집회 참석을 위해 11일 귀경하는 강행군을 한다. 현 시국은 촛불민심이 우선이라는 그의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정책행보 이어가던 文 다시 촛불로…지지층 결집 포석 - 1

문 전 대표가 이날 발표한 '안전 공약'에도 촛불민심과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 싱크탱크 '국민성장' 포럼 현장에는 세월호·가습기살균제·대구지하철 참사 유족들이 참석해 현 정부의 대응을 성토하는 목소리를 내놨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세월호와 가습기 진상규명과 배상문제를 반드시 국민적 합의를 통해 풀겠다"며 대통령이 되면 세월호 침몰·인양과 진상 은폐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탄핵을 견인한 '광장촛불'의 한 축이 세월호 의혹이라는 점에서 '촛불민심'을 자극하는 공약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문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도 내비치면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불거진 공공 일자리 창출 공약의 실현성 여부와 영입인사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을 둘러싼 논란에 분명한 입장을 표시하면서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의 확산이 '대세론'을 흔들어 안희정 충남지사와 잠재적인 여권의 대선후보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맹추격을 허용할 수 있는 데다 다시 불 지펴야 할 촛불 정국에 대한 집중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송영길 캠프 총괄본부장의 지적에 "후보는 저"라고 제압한 데 이어 이날도 "일자리는 민간기업이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일자리 문제의 절박성을 너무 모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원대책이 없다는 비판에는 "구체적인 계획이나 재원대책은 앞으로 밝히겠다"고 했다.

전 전 사령관 논란에 대해서도 "필요한 것은 그분의 안보능력"이라고 선을 그으며 "논란이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표 측은 "캠프 내의 생각 차이는 얼마든지 조정돼 나갈 것"이라며 "전날 송영길 의원의 발언은 캠프를 통해 문 후보의 정책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인범 전 사령관은 외곽에서 문 전 대표를 돕는 수십개의 포럼 중 하나의 자문위원으로,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수준"이라며 "캠프에 있으면 조치를 취할 수도 있지만 물러날 자리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책행보 이어가던 文 다시 촛불로…지지층 결집 포석 - 2

honeybee@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