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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의심증상…구제역 터졌다 하면 충북 보은 왜?

송고시간2017-02-1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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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반경 내에서 8일새 확진 4곳, 의심 2곳 발생…급속 확산

99농가 9천마리 사육하는 대규모 밀집단지…발병하면 '치명적'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13일 충북 보은군의 2개 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지난 5일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에서 올겨울 첫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8일 만에 이 일대에서만 벌써 6번째다.

전국에서 발생했거나 의심증상이 신고된 사례 8건 대부분이 보은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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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과 8일 각각 구제역 발생 농장이 나온 뒤 여태 잠잠한 전북 정읍·경기 연천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보은에서 유독 구제역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관리의 효율성을 좇아 축산농가를 집적화한 게 오히려 독이 된 상황이다.

13일 충북도에 따르면 보은에서는 지난 5일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196마리)을 시작은 9일 탄부면 구암리 한우농장(151마리), 11일 마로면 송현리 한우농장(68마리), 12일 탄부면 상장리 한우농장(171마리) 등 이날까지 총 4개 농장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이날 송현리(한우 105마리)와 구암리(한우 19마리)에서 의심 소가 발견돼 정밀검사 중이다.

지점별로 보면 모두 첫 발생지의 3㎞ 방역대 내에 있다. 가깝게는 460m, 멀게는 2.4㎞정도 떨어진 거리다.

마로면과 탄부면 일대는 이들 농장을 비롯해 101개 농가가 소 9천100여마리와 돼지 3천400여마리를 사육하는 이 지역 최대 축산 밀집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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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마리 이상의 한우나 젖소를 기르는 대규모 농장도 10여 곳이나 된다.

이렇게 축산농가가 몰려있다 보니 구제역이 한 번 발생하면 인접 농가로 확산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발생농가와 역학관계에 있는 농가를 찾아보면 보통 200곳을 넘어서 방역에 애를 먹는 것도 같은 이유다.

자칫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이 지역 축산기반 자체가 붕괴할 수도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반면 타 지역은 구제역 발생지가 축산 밀집지역을 피해 방역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일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정읍시 산내면 한우 농가(49마리)의 3㎞ 반경 내에는 우제류가 13개 농가 106마리에 불과하다.

지난 8일 유일하게 'A형' 구제역이 발생한 연천군 군남면 젖소 농가(114마리) 역시 3㎞ 반경 내의 인접 우제류 농가가 19개 529마리 정도다. 특히 반경 500m 내에는 이 농가가 유일하다.

이들 지역은 백신 접종과 차단방역에 집중, 현재까지 추가 의심 신고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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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축산 밀집지역이 가축 전염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 때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15일 전남 해남의 산란계 농가에서 처음 발생해 한반도를 강타한 AI로 전국에서 338만1천마리(닭 251만6천마리, 오리 79만4천마리, 메추리 7만1천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특히 63만7천 마리의 오리가 살처분된 충북 음성·진천은 중부권 최대 산지에서 거대한 '오리의 무덤'이 됐다. 그동안 살처분된 오리는 충북 도내에서 사육되는 전체 오리 115만5천마리의 절반을 웃도는 숫자다.

닭·오리를 농가에 위탁 사육하는 축산 계열화기업을 중심으로 음성·진천에 가금류 농가가 집중돼 있었던 탓에 AI 확산의 진앙이 됐던 셈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축산농가를 밀집하면 평상시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인 게 사실"이라며 "다만 가축 전염병 발생 시 농장 간 확산 가능성이 커 더욱 철저한 방역과 관리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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