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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호스피스' 제주 성이시돌 복지의원 후원 절실

송고시간2017-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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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평생 바친 맥그린치 신부의 마지막 사업…"소액기부자 늘어야 안정"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푸른 눈의 돼지 신부'로 불리는 아일랜드 출신의 맥그린치 신부(89·한국명 임피제)가 제주에서 추진한 마지막 사업인 호스피스 병원이 개인 후원자들의 기부를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환자와 대화하는 맥그린치 신부
환자와 대화하는 맥그린치 신부

(제주=연합뉴스) 성이시돌 복지의원에서 환자와 대화하는 맥그린치 신부. 2017.2.16 [성이시돌 복지의원 제공=연합뉴스]

1954년 4월 한림본당에 부임해 60여년 간 제주에 머무르며 가톨릭 선교와 함께 주민들의 '자립'을 이끌어 온 맥그린치 신부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요즘 제주 사회가 돌봐야 할 '가난'의 형태 가운데 '죽음'에 주목해왔다.

"모든 사람은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권리가 있다"고 본 그는 죽음을 앞둔 가난한 병자들이 사회적 무관심과 지원부족으로 비참한 임종을 겪게 되는 것을 일종의 차별로 이해했고, 마지막 사업으로 호스피스 병원을 택했다.

호스피스란 임종기의 노인이나 말기암 등으로 죽음이 임박한 환자를 입원시켜 불필요한 연명 치료보다는 고통 덜어주기 위한 보호를 중심으로 가족과의 자유로운 만남, 종교 활동 등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꾀하도록 돕는 시설 또는 활동을 뜻한다.

제주에 근대적인 목축업과 신용협동조합 등을 처음 도입하며 '먹고 사는 문제' 해결에 집중해 온 맥그린치 신부는 1970년 4월 성이시돌 의원을 개원해 제주 서부권 지역의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무료 진료를 해오다 2002년 3월 호스피스 중심의 성이시돌 복지의원으로 재개원해 삶의 끝자락에 선 가난한 이웃들에게 집중하도록 했다.

2007년 한림읍 금악리로 이전한 성이시돌 복지의원은 대지 4천60㎡, 건축면적 1천400㎡의 1층 건물로 10개 병실과 20개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임종을 목전에 둔 이들을 위한 방도 따로 마련돼 있다.

병원은 현재 후원회원들의 도움과 사료공장 및 종마사업을 운영하는 이시돌농촌사업개발협회의 지원으로 전액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2천여명 후원자들의 소액 기부와 기업 기부 중심으로 마련된 운영비를 기본으로 이시돌농촌사업개발협회가 모자라는 부분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전체 운영비 약 7억원 가운데 기부금이 7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를 이시돌농촌사업개발협회가 지원하고 있다. 개인 후원자들의 절반은 도민이다.

성이시돌 복지의원 원장 우정남(스바니야) 수녀는 "기업의 경우 후원이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개인 후원자들의 후원이 의원의 재정 자립도를 좌우한다"며 "소액 후원자가 늘어 보다 많은 환자가 호스피스 도움을 받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 원장 수녀는 "맥그린치 신부가 '65만 제주도민의 10%만 몇천 원씩 후원에 나선다면 병원의 재정 걱정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며 소액후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맥그린치기념사업회는 오는 18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 김만덕기념관에서 성이시돌 복지의원 후원 및 맥그린치 신부 평전 발간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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