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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위기설' 대우조선 매출채권 유동화 검토

송고시간2017-02-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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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선박 인도하고 받을 잔금을 담보로 증권 발행

2015년 6월 3억 달러 유동성 확보하기도…보증이 변수


채권단, 선박 인도하고 받을 잔금을 담보로 증권 발행
2015년 6월 3억 달러 유동성 확보하기도…보증이 변수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4월 위기설'에 휩싸인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출채권 유동화 방안이 채권단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채권단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이자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매출채권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우조선이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면서 받을 잔금을 담보로 일종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증권을 발행해 현금을 확보하고 나중에 선주한테 받을 잔금을 증권 인수 금융회사에 상환하는 구조다.

대우조선은 2015년 6월에 인도 시기가 5개월가량 남은 드릴십 1척을 두고 SC은행과 이런 방식으로 거래해 3억달러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대우조선이 올해 안에 선주에게 인도할 예정인 선박은 모두 48척이다.

이들 선박 대부분은 대금의 60∼70%를 인도 때 받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됐다.

대우조선이 예정대로 인도하면 수조원의 돈이 들어온다. 매출채권 유동화는 어차피 들어올 돈을 바탕으로 다른 금융회사로부터 미리 당겨 받겠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그동안 선주와 협상을 통해 잔금을 미리 받은 적이 있다. 예컨대 선박 잔금이 3천억원이라면 지금 잔금을 받되 인도 시점까지 남은 기간에 따른 이자 등을 공제하고 2천900억원만 선주에게 받는 식이다.

대출채권 유동화 방안은 대우조선과 선주가 직접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금융회사가 개입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금융회사는 잔금을 담보로 대우조선에 2천900억원을 주고 나중에 대우조선이 선주로부터 잔금 3천억원을 받아 금융회사에 상환하는 식이다.

개념상 모두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구조이지만 위험 요인이 적지 않다.

일단 담보가 되는 매출채권이 확실해야 한다. 즉, 대우조선이 건조한 선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고 선주는 이를 인도받고 잔금을 꼭 내줘야 한다는 뜻이다.

대우조선이 제때 제대로 선박을 못 만들거나 선주가 건조된 선박을 인도해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면 이 거래는 깨질 수가 있다.

대우조선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소난골 문제'가 바로 이런 사례다.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이 드릴십 2척을 발주하고선 선박이 다 건조되자 줄 돈이 없다며 인도를 거부하고 있다.

선박 잔금이 들어올 것이 확실한 매출채권을 담보로 고르더라도 대우조선을 향한 시장의 눈길을 곱지가 않은 것도 문제다. 보증이 필요한 이유다.

채권단이든 다른 금융회사이든 이 거래가 깨질 경우 돈을 대신 갚아주겠다는 보증을 해주지 않는 이상 매출채권을 담보로 돈을 내줄 금융회사를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채권단이 보증하겠다고 나서면 추가 지원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에 어떤 경우에든 국민 혈세가 더 투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보증을 서게 되면 유사시 추가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선박이 제대로 인도만 된다고 하면 보증을 선 금융기관에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매출채권 유동화 방안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며 "이해당사자가 많아 보증뿐만 아니라 고민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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