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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X테러 환자진료 日의사 "VX 체내 흡수 빨라 얼굴 노린 것"

송고시간2017-02-2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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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진리교 VX테러 사형수, 말레이 발표 전 "VX 사용" 맞춰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 당시 용의자들이 김정남의 얼굴을 노린 것은 얼굴이 맹독성 가스 VX의 흡수에 용이하기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과거 VX테러 피해자를 치료한 일본 의사에게서 나왔다.

아이카와 나오키(相川直樹) 게이오대 명예교수(구급의학)는 26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눈과 입술 등의 점막 때문에 얼굴은 VX를 흡수하기 쉽다"며 김정남 살해에서 이 같은 이유로 가해자들이 얼굴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이카 교수는 지난 1994년 VX를 이용한 일본 종교단체 옴진리교 신자의 독살 시도 당시 게이오대학병원의 구급부장으로 환자를 진료했다. 옴진리교의 한 신자는 당시 '옴진리교가족모임' 회장의 목덜미에 액체 상태의 VX를 뿌렸었다.

그에 따르면 얼굴은 혈류량이 많아서 VX 성분에 노출되면 독성이 온몸에 빨리 퍼진다. 다만 사린 등 다른 독성물질이 기화하는 것과 달리 VX는 주로 피부에 흡수되기 때문에 증상이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다.

그는 김정남이 공격을 받은 뒤 걸어서 공항 의무실에 간 것 역시 옴진리교의 독살 시도 당시 피해자의 상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아이카와 교수는 당시 VX 공격을 받은 환자에게 조기에 해독제인 아트로핀을 투여했고 결국 이 환자는 8일간의 혼수상태를 거쳐 깨어났다.

그는 "독극물 문제에 대해 잘 아는 의사가 있었다면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었겠지만 공항 의무실에서 적절한 조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에서 1990년대 VX를 이용해 살인사건을 일으켰던 옴진리교의 간부 출신 사형수가 일찌감치 김정남이 VX로 살해됐다고 맞춰 관심을 끌었다.

나카가와 도모마사(中川智正·54) 사형수는 독극물 분야의 권위자로 자신을 면회한 적 있는 앤서니 투 콜로라도주립대명예교수에게 편지를 써서 "김정남의 입 옆에 거품이 있는 것은 VX를 사용하면 입안에 분비물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VX는 기화되지 않아 사린에 비해 취급이 용이하다"고 적었다.

그는 옴진리교 교단에 의한 3건의 VX 살인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사형 판결이 확정된 인물이다. 편지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에게서 VX가 검출됐다는 사실을 발표하기 전날인 23일 쓰였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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