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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전 외교차관 "평양 주재 말레이 대사관 폐쇄해야"

송고시간2017-03-0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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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인터뷰서 주장…"北·말레이 관계, 돌이킬 수 없게 훼손"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말레이시아의 전직 고위 외교관이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주(駐)북한 말레이시아 대사관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6일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외교부 유럽·미주 담당 차관(Undersecretary) 등을 지낸 데니스 이그네이셔스는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현재 보여주는 행동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강한 신호로서, 아무 소용 없는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은 꼭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평양의 말레이시아 대사관을 닫는 것으로도 충분히 강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VOA는 전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과 1973년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며 2003년 평양에 대사관을 설립했다. 최근 김정은 암살 사건을 둘러싼 갈등으로 강철 주(駐)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가 '외교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돼 추방될 처지에 놓이는 등 양국의 대립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그네이셔스 전 차관은 강철 대사의 행보와 관련, "외교관 업무를 어렵게 만들 정도로 주재국을 적대시해선 안 된다는 게 외교의 철칙"이라며 "북한 대사의 접근법에 외교 수완과 요령이 결여돼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정부가 외국 정부를 상대로 이렇게 강하게 반응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이제 두 나라 관계는 다시 이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과의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한 데 대해서도 "대북관계 재검토 과정의 첫 단계일 뿐"이라며 "북한인들의 많은 현지 활동에 큰 제약을 가하는 등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말레이시아가 북한과 비자면제 조치를 시행하는 등 다소 가까운 사이를 유지해 온 데 대해서는 "말레이시아를 경화 획득과 유엔 제재 회피의 근거지로 삼아온 북한만 혜택을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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