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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액션 변화구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 [통통영상]

송고시간2017-03-0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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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영웅'의 리얼한 부성애

[정주원의 무비부비☆]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Sleepless) 멈출 수 없는 스피드 추격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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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SbRhIyYc5o0

(서울=연합뉴스) 정주원 기자 = 바란 보 오다르의 신작 범죄 액션 스릴러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는 별난 영화입니다.

대폭발이나 1대 다수의 격투 장면 같은 '구출 영화'의 흥행요소를 보란 듯이 비껴갔습니다. 그런데도 미국 현지 개봉 후 관객의 입소문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 [미디어로그 제공]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 [미디어로그 제공]

그 비결은 '고개 숙인 영웅'이 주는 현실감입니다. 이 리얼리티가 관객에게 인정받지 못했다면, 그저 볼거리 없는 빈약한 영화로 치부될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앞서 개봉한 '로건'이 노쇠하고 지쳐가는 슈퍼 히어로 울버린을 그려 찬사를 받았듯이, '슬립리스' 역시 현실적이고 진솔한 아버지를 '고개 숙인 영웅'으로 내세웠습니다. 일종의 변화구인 셈이죠. 아울러 대역을 쓰지 않는 절제된 액션 신을 박진감 넘치는 탈출 심리전과 카레이싱, 그리고 라스베이거스의 야경이 보완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 [미디어로그 제공]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 [미디어로그 제공]

영화는 마약밀수 차량을 두고 형사인 '빈센트 다운스'(제이미 폭스) 일행과 갱단을 뒷배로 둔 건달들의 총격전으로 시작합니다.

문제의 코카인 25㎏은 일단 형사들의 손에 들어가지만, 다음날 사건 현장에 나타난 형사 '빈센트'는 자신과 파트너 형사가 쏜 총알 증거물을 회수하려는 의심스러운 모습을 보입니다. 이때 현장조사를 함께하던 부패척결 내사부 소속 여형사 '제니퍼 브라이언트'(미셸 모나한)는 빈센트가 총격전에 연루됐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그녀는 빈센트가 마약 갱단과 유착된 부패경찰이라고 믿고 그를 미행하기 시작합니다.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 [미디어로그 제공]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 [미디어로그 제공]

그런데 빈센트와 파트너가 몰래 빼돌린 압수물 코카인은 사실 카지노의 건달들이 지역 최대의 마약 갱단인 '노박 파'에 긴급 수송 중이던 물건입니다. 카지노의 보스 루비노는 빈센트의 눈앞에서 아들을 납치하고, 훔쳐간 물건을 내놓지 않으면 아들을 참혹하게 죽이겠다고 협박합니다. 그러나 브라이언트가 숨겨둔 마약 가방을 다시 빼돌려 사실상 반환이 불가능해집니다.

설상가상으로 '노박 파'의 차기 보스인 스탠리 노박이 물건을 받으러 직접 카지노로 향하면서, 빈센트가 아들을 구할 시간은 단 몇 시간뿐입니다.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 [미디어로그 제공]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 [미디어로그 제공]

지난달 무렵부터 극장가에 이른바 '구출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면서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로건'은 딸을 구하고 '루시드 드림'은 어린 아들을, '헥소 고지'는 부상한 전우를 구하는 영화입니다.

일견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이 시작되면, 관객들은 가슴을 졸이며 한정된 시간 안에 약자들이 무사히 구출되도록 응원하게 됩니다. 영화가 끝나고 완성된 영웅담의 여운이 남지만, 그 비현실적인 영웅들에게 관객이 공감대를 느끼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반면, '슬립리스'의 구출 대상은 16세의 장성한 아들입니다. 그는 성격도 불같고 조폭과 '주차장 카레이싱'을 벌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아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빈센트는 도주하기도 하고 힘겹고 아슬아슬한 싸움을 합니다.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 [미디어로그 제공]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 [미디어로그 제공]

빈센트는 조직폭력단과 싸워 정의사회를 구현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아들과 함께 도망치고 싶은 현명한 아버지입니다. 액션물의 주인공인데도, 아들을 눈앞에서 맥없이 납치당하는 것도, 카지노의 검은 손 '루비노'나 마약 갱단 간부 '노박' 앞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살아나갈 궁리를 하는 것도, 전혀 초라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한 묘한 현실감 덕분에 '슬립리스'는 자칫 처음부터 끝까지 현실과 유리되어 끝날 수 있는 조폭 범죄 액션물의 암초를 피해간 것 같습니다. 9일 개봉.

jw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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