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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지도 저러지도'…한국당, 박 前대통령 불복선언에 곤혹

송고시간2017-03-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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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승복' 당 기조와 전면 배치…"곤혹스럽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이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실상 헌법재판소 탄핵인용 결정 불복선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동안 '자기반성'과 '헌재 결정 승복'을 내세우며 조기대선에 임할 명분을 쌓아왔던 한국당의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이자 여전히 한국당의 '1호당원'인 박 전 대통령과 '매몰차게' 선을 긋기도 어려운 처지여서 지도부의 고민이 깊은 모양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한국당, 박 前대통령 불복선언에 곤혹 - 1

실제로 한국당은 다른 정당과 달리 전날 박 전 대통령의 '불복선언'에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당론을 (헌재 결정 승복으로) 정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승복을 선언하지 않은 데 대해 가타부타 논평하고 싶은 생각이 현재는 없다"고 말했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곤혹스럽다"며 "대통령이 하신 말씀이 불복의 의미인지 명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신 개헌이나 조기대선과 같은 '미래지향적 이슈'로 시선을 돌리는 분위기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위중함을 감안할 때 참담하다는 이유로 마냥 주저앉을 수만은 없다"며 "자숙과 반성으로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도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패권적 대통령제를 뜯어고치는 개헌을 통해 민주적이고 분권·협치 시대정신에 맞는 국가운영의 제도적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한국당, 박 前대통령 불복선언에 곤혹 - 2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적지 않게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무엇보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 진행된다면 조기대선 국면 내내 한국당에 산발적 악재가 터질 공산이 크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의 불복선언이 여론 악화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박 전 대통령과 선을 긋기에는 자당 소속 전직 대통령이라는 측면에서 정치적 도의에 어긋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박 전 대통령 지지층으로부터의 역풍도 우려된다.

정 원내대표는 "탄핵은 하나의 역사적 사건으로 남겨야 한다"면서 "탄핵 문제에 얽매이는 것은 자당 입장에서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친박(친박근혜)계 강성 의원들에 대해서도 당내 화합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제재하지는 않는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미 서청원·최경환·윤상현·조원진·김진태·민경욱·박대출·이우현 의원 등은 역할 분담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호위 무사'로 나선 상황이다.

인 비대위원장은 회의에서 "당내 화합을 저해하거나 당론에 위배되는 언행을 할 경우 당 지도부는 단호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개인적인 대통령과의 인연과 정치적 인연으로 간 것이었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의미에서 간 것인지 당 차원에서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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