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의당, SNS 비방글에 앞다퉈 법적대응…미묘한 신경전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나도는 허위 비방글에 대한 법적대응 문제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양측 모두 상대당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상대당의 인사를 지목하거나 유력주자의 열성 지지층을 겨냥함으로써 서로의 신경을 자극하는 모습이다.

대북송금 특검과 '선(先)총리 후(後)탄핵' 등을 놓고 양당 간에 벌어졌던 감정싸움이 이번에는 SNS 허위사실 유포 문제로 번진 것 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경선캠프(더문캠)는 이날 '문재인 치매설'을 퍼뜨린 유포자 중 한 명으로 국민의당 모 의원의 비서관을 지목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허위사실 유포 행위로 신고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박광온 더문캠 수석대변인은 "악의적으로 조작된 문재인 치매설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법률자문단에서 검토를 마친 결과 형사고발 의뢰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신체적 특징을 문제 삼아 사람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인간적 측면에서도 용납하기 어렵다"며 "형사고발은 물론 민사상 배상책임도 물을 수 있다면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의당은 소속 의원 비서관을 상대로 법적 조치 하겠다는 민주당의 입장에도 일단 당차원의 반응을 자제하고,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자신에 대한 허위사실을 SNS를 통해 유포한데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불을 놔 정치권의 시선을 끌고 있다.

앞서 박 대표가 박영수 특별검사로부터 90도 인사를 받았다는 설명과 관련 사진이 SNS에 페이크 뉴스로 유포됐다. 정작 이 사진은 2010년 이재오 특임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사진으로 박 특검과는 관련이 없었다.

박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허무맹랑한 모략과 비난이 난무한다"라며 "페이크(Fake) 뉴스건 모략이건 근거 없는 사항을 법적 조치 하니 근절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박영수 특검의 90도 인사는 물론 헌법재판관 8분에게 제가 100억씩 800억원을 돌렸다고 한다"라며 "정치를 하고 저도 상대방을 공격도 하기에 어지간하면 참으려 했지만, 도가 지나치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자신을 비방한 대상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문 전 대표의 열성 지지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지난 1월 "친문(친문재인)은 무슨 다른 소리를 하면 당내 사람들에게도 문자 폭탄으로 '죽여버리겠다', '다음에 공천 안 준다'고 한다"고 지적하며 문 전 대표와 열성적 지지자들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pc@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7/03/13 21: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