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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터키 개헌집회' 강경 대응에 웃는 에르도안

송고시간2017-03-1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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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네덜란드 조처, 에르도안·유럽극우에 유리" 분석

터키, 세 번째로 네덜란드 대사대리 초치해 항의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네덜란드 등이 터키의 국외 개헌 캠페인을 원천 봉쇄하자 터키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나치'와 '파시스트' 같은 극언을 쏟으며 맞불을 놨다.

13일 터키·서방 관계 전문가들은 총선을 앞둔 네덜란드 등의 강경 대응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프랑스에서 열린 터키 개헌 지지 집회
프랑스에서 열린 터키 개헌 지지 집회

12일 밤 프랑스 메츠에서 열린 터키계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의 사진을 찍고 있다.[AP=연합뉴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소네르 차압타이 연구원은 12일(워싱턴 현지시간) 소셜미디어 계정에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헤이르트 빌더르스를 선수를 치려고 한다. (하지만) 뤼테 총리는 에르도안과 빌더르스 승리를 돕는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PVV) 대표는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정치 아이콘이다.

터키 프리랜서 언론인 하스 아브라트는 "터키 개헌 국민투표 지지 캠페인에 큰 도움을 준 네덜란드정부에 심심한 감사를 보내고 싶다"고 꼬집었다.

앞서 6일 터키 정세 전문가인 셀림 코루는 "개헌 지지집회에 대한 유럽 각국의 반응은 오히려 터키에서 개헌 찬성여론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달 16일 치러지는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터키 국내 여론은 찬반이 팽팽한 것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다. 여론조사에서 본심을 털어놓지 않는 '숨은 표'까지 고려하면 가결을 장담하기 어려운 구도다.

에르도안 정권은 독일 내 140만명을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250만 이상인 터키 유권자를 적극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재외 터키국민의 표심은 대체로 이슬람주의 여당 정의개발당(AKP)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대선에서 재외국민의 AKP 지지율이 70%에 육박했다.

특히 터키정부는 유럽 각국의 집회 봉쇄를 부당한 처우로 부각하며 지지율 집결에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측근 고위 인사들은 독일과 네덜란드 당국의 집회 불허를 '나치', '파시스트', '바나나공화국' 등의 극단적 어휘를 써가며 비난했다.

13일에는 터키 주재 네덜란드 대사대리를 세 번째로 불러 전날 베튈 사이안 카야 가족복지부 장관 일행이 네덜란드에서 경찰의 대응으로 부상했다며 항의했다.

전날 터키 곳곳에는 반(反)네덜란드 시위가 벌어졌다. 이스탄불에서는 시위대가 네덜란드영사관의 국기를 내리고 터키기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선거를 앞둔 유럽 각국이 반(反)터키 정서를 자극, 에르도안 대통령의 전략에 말려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셀림 코루는 "문제는 유럽 정치인들이 (터키 국민투표에 미칠 영향보다는) 국내 유권자를 의식해 행동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구도를 의식한 듯 프랑스는 12일 차우쇼을루 장관의 집회에 대응을 자제했다. 프랑스 집회는 별다른 논란 없이 끝났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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