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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불'에 '악플'…두 번 상처 받는 소래포구 상인들

송고시간2017-03-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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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 소래포구 어시장 '바가지요금' 비난 댓글

천막 펜스로 가려진 소래포구 화재현장
천막 펜스로 가려진 소래포구 화재현장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19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현장이 천막 펜스로 가려져 있다. 2017.3.19
tomatoyoon@yna.co.kr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최은지 기자 = 총 6억여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를 낸 큰불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이 인터넷 공간의 악플로 더 큰 상처를 받고 있다.

1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주말 새벽인 전날 오전 1시 36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불이 나 2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영업하지 않는 새벽 시간대에 불이 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어시장 내 좌판 220여 개와 좌판 뒤쪽 건물에 들어선 횟집 등 점포 20여 곳이 탔다.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파악된 재산피해 추정액이 6억5천만원이라고 밝혔다.

피해가 큰 탓에 화재 후 각종 방송과 인터넷에서 언론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인터넷에 뜬 언론 기사에 달린 댓글은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을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주로 과거 이곳에서 꽃게나 젓갈 등을 산 경험을 토대로 '바가지요금'이나 '부실한 상품'을 비판하는 글이다.

한 누리꾼은 기사 밑에 '솔직히 소래포구에는 비양심적인 상인이 너무 많다, 안 가는 게 답'이라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불난 건 안타깝고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지만 옛날 생각 하니 성질난다. (소래포구에서) 살아있는 꽃게를 포장해 2시간 만에 집에 도착해보니 다 죽어있고 살이 하나도 없었다. 포장할 때 뒤에서 다른 꽃게로 바꿔치기한 것 같았다'고 비판했다.

'불법 가건물 화재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다. 이번 기회에 불법노점상에 대한 강제철거가 이뤄져야 한다'는 다소 과격한 글도 있다.

한 누리꾼은 '도대체 (그동안) 얼마나 바가지를 씌웠길래 불이 났는데도 위로하는 댓글을 찾아볼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인천 소래포구 화재현장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인천 소래포구 화재현장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는 지난해와 올해 초 각각 대구 서문시장과 전남 여수 수산시장에서 큰불이 났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앞서 2건의 화재 때는 인터넷 기사에 '안타깝다. 전통시장 상인들 힘내라'는 응원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대구 서문시장 화재 후 피해상인을 돕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보낸 성금은 총 66억1천만원이었다. 가수 싸이, 방송인 유재석, 탤런트 박신혜 등 연예인들의 기부도 이어졌다.

여수 수산시장 화재 때도 각급 기관, 단체, 기업 등이 지자체에 기탁한 성금은 22억원에 달했다.

소래포구 상인들은 이곳 어시장이 바가지요금의 상징처럼 비치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면서도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소래포구 활어상회 상인 서모(50·여)씨는 "소래포구에 '바가지'라는 이미지가 한번 박혀 없어지지 않는 게 안타깝다"며 "요즘 경기도 좋지 않은 데다 단골 위주의 장사여서 실제로 바가지요금을 씌울 순 없다"고 말했다.

서씨는 "아무래도 다른 곳보다 손님이 많은 어시장이다 보니까 그런 악플도 있는 것 아니겠냐"며 "상인들이 앞으로 더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숨 쉬었다.

소래포구는 연간 1천500만 명이 찾는 수도권 대표 관광지이자 새우, 꽃게, 젓갈 등을 파는 어시장이다. 김장이 시작되는 매년 10월에는 소래포구 축제가 열려 젓갈을 사려는 이들과 관광객으로 북적거린다. 인천 소래어촌계 관계자도 "바가지요금을 받는 등 잘못된 상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영업 정지 처분조치를 하는 등 상인단체도 적극적으로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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