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여의도에 사무실…대선 예비캠프 가동하나(종합)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 주 중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한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 전 대표가 조기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꼽히는 '비문(비 문재인) 단일화'의 구심점임을 자임하는 상황에서 이곳이 '비문 연대'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특히 그가 최근 정치권 인사들뿐 아니라 종교계·학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면서 '광폭 행보'를 하고 있어, 대선 도전을 위한 예비캠프 가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여의도 대하빌딩 5층에 약 80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 이번 주 초·중반께 입주할 예정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탈당과 함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정리한 뒤 이곳에 새로운 둥지를 트는 셈이다.

이와 관련 그는 통화에서 "곧 사무실 문을 열 것"이라면서 "이번 주 중 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사무실이 들어서는 대하빌딩은 과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때 사용했던 곳이다. 지금은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의 캠프가 입주해 있다.

김 전 대표는 사무실 개소가 '대선 캠프' 성격인지 묻자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말라"면서 "특별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직접 대선주자로 나서는 방안에 대해선 "나까지 직접 나서면 더 복잡해진다"면서도 "그건 두고 봐야 알 일이다. 상황에 따라서…"라고 여지를 뒀다.

그러면서도 당의 경선으로 대선 후보들이 결정되면 '비문 연대'를 추진하기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그는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나라의 미래를 놓고 생각할 때 어떻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면서 "주자들이 결정된 다음에 어떤 형태로 갈 때 소망하는 바가 이뤄질지는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다. 선수들이 스스로 장래에 대해 판단할 수 있을 것 아닌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흩어진 사람들의 뜻을 맞추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그 때 가서 필요하면 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시기를 두고 민주당 경선과 상관지어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복수의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경선 흐름을 지켜본 뒤 문 전 대표의 일방적인 승리로 가는 쪽으로 판이 정리되는 순간, 김 전 대표가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비문 연대'와 관련해 "(대선후보 등록 개시일인) 4월 15일까지는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전 대표에 대해 "본선에 나와도 최대 43% 득표에 그칠 것"이라며 "(여론조사 지지율) 30%대 대세론이 어디에 있느냐. 본선에서는 힘들다". 최근 호남 여론조사에서 14%포인트나 빠진 의미를 알아야 한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문연대에 홍준표 경남지사도 동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홍 지사가 본선에 나가도 15%를 득표하고 뭘 하겠나. 대선자금 보전받는 것 외에 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서도 "국민의당이 39석의 의석만으로 어떻게 정부를 이끌겠나. 안 전 대표가 생각을 잘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오는 27일 대구를 방문, 천주교 대구대교구장인 조환길 대주교를 예방해 대구·경북의 민심과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hrse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7/03/26 21:0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