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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 정치' 강화하는 트럼프…'비선 유혹' 떨쳐낼까

송고시간2017-03-28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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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파워' 미국혁신국 수장에 맏사위 쿠슈너 임명…끝없는 맏딸 부부 사랑

국제 외교무대선 이방카에 시선집중…정치 안한다던 장·차남 움직임도 심상찮아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1호 법안인 '미국건강보험법'(일명 트럼프케어)가 좌절된 이후 이른바 '친인척 정치'에 더욱 기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케어를 하원 의회 표결에 상정조차 못하고 철회한 지 이틀만인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맏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정부 조직과 경제 분야의 개혁을 주도하라는 중책을 맡겼다.

백악관에 '미국혁신국(Office of American Innovation)'이라는 생소하지만 막강한 권한을 지닌 기구를 신설하고 그 수장에 쿠슈너 고문을 전격으로 임명한 것이다.

미국혁신국은 재계의 경영 혁신 아이디어를 도입해, 연방 관료제도에 대대적으로 '메스'를 가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을 실현하는 일을 하게 된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관료주의에 '기업 마인드'를 반영하겠다는 뜻이지만, 속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혁' 작업에 방해되는 정부 내 장애물을 시스템 차원에서 걷어내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혁신국의 별칭이 다소 무시무시한 '특수기동대(SWAT)'로 정해진 것도 예사롭지 않다.

문제는 이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가능성이 있는 새 정부 핵심 기구의 수장이 그의 사위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이자 쿠슈너의 아내인 이방카도 공식 직함은 없지만, 혁신국의 인력 개발 분야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핵심 실세로 불려온 장녀 이방카와 사위 쿠슈너 고문은 물론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의 정치 개입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쿠슈너 고문의 입지가 한층 강화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과 친인척에 더욱 의지하려는 '사인'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 경내 걷는 이방카 부부
백악관 경내 걷는 이방카 부부

이방카는 대선 때부터 계모 멜라니아 여사 대신 실질적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며 2인자로 불려왔고, 국제 외교무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은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아들도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이후 '정치 불개입' 선언을 했지만, 정부 출범 뒤 공화당 모금 행사에 참석하는가 하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이따금 정치적 발언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직후 백악관에 신설된 '전략선도단'이 있는데도 혁신국이 새로 등장한 것은 백악관 내 권력 지도가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중심에서 쿠슈너 선임고문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혁신국은 백악관 권력의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막대한 쿠슈너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능력만 있다면 친인척의 국정 참여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겠지만, 각국의 역대 정부를 보면 말로가 좋았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친인척을 '공식 직함' 없이 비선에서 영향력을 미치게 하거나, 또는 이를 모른 채 방치한다면 미국의 새 정부 역시 상당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좌)와 에릭(우)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좌)와 에릭(우)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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