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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문방구가 동네마다 하나쯤은 남았으면"

송고시간2017-03-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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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가 동네마다 하나쯤은 남았으면" -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문방구

어느 날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만삭인 배를 안고 왔어. 자세히 보니까 여기 옆에 초등학교 졸업생이더라고. 어느새 커서 애 엄마가 된 거야.

문방구 사탕이 먹고 싶었는데 지금 사는 동네에는 문방구가 없대. 친정 왔다가 옛날 생각이 나서 우리 가게에 들렀다고 하더라.

애기 엄마한테는 문방구가 추억의 장소인 거야. 그러고 보면 지금은 문 닫은 근처 구멍가게도 다 추억이잖아. 그런 추억이 점점 사라져가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더라고.

'학교 앞 문구점이 사라진다…최근 2년 새 3천 곳 문 닫아'

그 전에는 도매시장도 활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휑해. 우리가 잘돼야 도매시장 상인들도 잘되고, 공장도 잘되고 하는 건데 그게 안 돼. 내가 아는 문방구 사장만도 열댓 명이 문 닫았어.

옛날에는 준비물 같은 것도 많고 애들이 틈만 나면 문방구에 모였지. 생일파티 하면 문방구에서 선물 사고, 놀이터에서 놀다가 배고프면 와서 간식 사 먹고.

요즘은 다들 학원 가기 바빠. 학교 끝나는 시간 맞춰서 학원 가고, 엄마들이 스마트폰으로 애들 어디 있는지 확인해. 문방구 올 틈이 없지.

주변에 대형마트도 많잖아. 거기 가면 밥 먹는 것부터 물건 사는 거까지 다 할 수 있으니까 이런 작은 문방구는 잘 안 와. 게다가 풀, 가위처럼 기본적인 건 학교에서 전부 나눠주고.

그래서 파는 물건도 문구류보다 장난감이 많아졌어. 장난감마저도 스마트폰이 대신하긴 하지. 최근엔 '젤리괴물'이 잘 팔리는데, 유튜브에서 젤리괴물 갖고 노는 법이 유행해서 그래.

나는 여기서 이 동네 애들이 커가는 걸 지켜봤잖아. 내가 키운 건 아니지만 마치 내 자식처럼 느껴져. 초등학생이 커서 대학에 가고, 군대에 가고, 애도 낳는 걸 보면 뿌듯해.

계속해서 그렇게 애들 커가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이 상태라면 어렵지 않을까? 준비물이 조금만 더 있으면 나을 것 같기도 한데… 아니, 더 나빠지지나 않으면 좋겠어.

앞으로는 문방구뿐 아니라 다른 것들도 많이 사라지겠지? 기술이 발전하니까 생활하기에는 불편이 없을 거야. 오히려 더 편해지겠지.

그래도 우리에겐 추억이고, 아이들에겐 만남의 장소인 문방구가 동네마다 하나쯤은 남았으면 좋겠어. 누군가에겐 잠깐 들렀다 가는 곳이지만 나한테 문방구는 전부나 다름없거든.

*이 카드뉴스는 서울 구로구에서 문방구를 운영하는 고순정(51) 씨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이나현 인턴기자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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