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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진천 선수촌 이전…학생선수 출석은 어떡하나

송고시간2017-03-3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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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9월 진천 완공·10월 이전…52년된 태릉선수촌 폐쇄

이재근 선수촌장 "강의실 마련 등 방안 고민"

이재근 선수촌장 간담회
이재근 선수촌장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재근 선수촌장이 30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진천선수촌 이전 추진 현황과 평창 동계올림픽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2017.3.30 [대한체육회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진천선수촌
진천선수촌

[진천군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정유라·장시호 학사 특혜 사건과 '김영란법'(부정청탁방지법) 시행, 학생 선수의 학습권 중요성의 커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국가대표 선수촌이 한 가지 고민을 안게 됐다.

'국가대표의 요람'으로 불리던 태릉 선수촌이 올해 가을 충북 진천으로 이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선수촌이 이전하면 기존 서울과 수도권 소재 학교에 다니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학교 수업과 등하교가 어려워지게 된다.

학사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훈련이나 대회에 참가하면 출석을 인정해주던 관행도 이제는 불가능하다.

이재근 선수촌장은 30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천선수촌 이전 추진 현황을 설명하면서 "학생 선수들의 수업 문제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이 간담회는 지난 1월 23일 신임 선수촌장으로 부임한 이 선수촌장이 처음 기자들과 공식적으로 만난 자리다.

이 선수촌장은 오는 9월 진천선수촌이 준공되면, 10월 중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릉선수촌 52년 역사는 막을 내린다.

그는 "진천 이전은 단순한 선수촌 이전이 아니라 새로운 선수촌이 탄생하는 것"이라며 규모 확대는 물론 전면적인 시스템이 변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면적만 해도 태릉 31만696㎡에서 진천 159만4천870㎡로 확대되고, 수용 인원도 450여명에서 1천150여명으로 증가한다. 수용 종목은 12개에서 35개로 늘어난다.

훈련 환경이 개선되는 측면도 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많다.

대표적인 문제가 중·고교·대학생 선수의 학교 문제다.

이 선수촌장은 "태릉에서는 한국체대 등 학교가 인근에 있어서 충분히 등하교가 가능하다. 그러나 진천은 왕복하면서 등하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 대학교총장협의회, 총학생회 등과 다양한 협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다.

이 선수촌장은 "협의로 될 문제가 아니다. 법의 문제이고, 학사 관리가 굉장히 엄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하면서 "지금으로써는 국가대표를 하지 말든지, 국가대표를 하려면 대학교에 가지 말든지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내부적으로는 진천선수촌 안에 강의실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제대회 출전 등 학교에 못 간 선수들이 빠트린 과목을 수업이나 동영상 강의 등으로 이수하는 공간이다.

학교와 교육부가 이런 '보충강의'를 학점 이수로 인정해줄지는 미지수다. 이 선수촌장은 "특례나 제도적 정비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선수들의 소속 학교와 학과에 달라 이수 과목이 다르다는 문제도 있다.

이 선수촌장은 "단순하지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진천선수촌으로 이전하면 서울·수도권에서 구해왔던 훈련 파트너와 트레이너는 물론 조리사들의 수급도 어려워진다.

이들의 진천 숙박이나 출퇴근을 지원하려면 인력 단가가 크게 상승한다.

또 선수촌 규모가 커지는 만큼 관리·운영 직원들도 증가해야 한다.

결국은 예산 문제다.

이 사무총장은 "선수촌 이전에 수반한 난제들이 많이 비상이다"라며 "예산과 인력 확보가 절실하다. 모든 시스템과 제도를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면서 전담팀을 꾸려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공직자 출신으로서 경북체육회 사무처장을 역임하고 선수촌장에 오른 그는 "비경기인 선수촌장 임명을 비판하는 보도를 보고 저도 미안하고 과분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선수 행정을 현장에서 경험하면서 저도 경기인은 아니지만, 체육인이라고는 감히 장담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임 이후 다양한 실태조사와 설문조사로 지도자·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대부분 예산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당장 해결하기는 힘들지만 언젠가는 해결하겠다. 선수촌의 주인은 선수들과 지도자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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