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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속] 18일만에 다시 빈집…한산한 삼성동 자택 앞엔 탄식만(종합)

송고시간2017-03-3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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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 맞아 죽을 놈들" 외치던 서울중앙지검 인근 지지자들 모두 해산

1990년부터 살던 자택…국회의원·대통령직 거머쥐어 정치적 의미 남달라

[박근혜 구속] 눈물 흘리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
[박근혜 구속] 눈물 흘리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31일 오전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한 지지자가 눈물을 흘리며 침통해 하고 있다. hkmpooh@yna.co.kr

[박근혜 구속] 18일만에 다시 빈집…한산한 삼성동 자택 앞엔 탄식만(종합) - 1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김인철 양지웅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31일 새벽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강남구 삼성동 자택은 다시 주인을 잃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러 전날 집을 비웠으니 이달 12일 청와대를 떠나 집으로 돌아온 지 18일 만이다.

집 안팎은 적막하고 한산했다. 이날 오전 6시30분 서재와 침실이 있는 2층은 불이 꺼져 있고 거실이 있는 1층에만 군데군데 불이 켜져 있었다.

이영선 경호관이 오전 5시께 집에 들어갔다가 1시간 뒤 나왔으며, 미용과 화장을 담당하는 정송주·매주 원장은 당연히 나타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집 앞 골목을 지키는 지지자 숫자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일인 이달 10일부터 지지자들은 수십에서 수백명씩 모여 박 전 대통령의 집 앞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지켜왔다.

몇 안 되는 지지자들이었지만 표정은 넋이 나간듯했다. 구속 소식을 접한 근혜동산 김주복 회장은 오전 3시 45분께 집 앞에서 삭발했다.

한 여성 지지자는 팔짱을 낀 채 한숨을 내쉬며 박 전 대통령의 집을 바라봤고, 또 다른 여성 지지자는 담벼락 앞에 붙은 사진을 어루만지며 엉엉 울었다.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노숙하던 지지자들 10여명은 구속 결과가 나오고 나서 "벼락 맞아 죽을 놈들"이라고 소리치며 울분을 토하다 7시 30분께 모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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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동 자택은 정치적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영상 기사 18일 만에 다시 빈집…한산한 삼성동 자택 앞엔 탄식만
18일 만에 다시 빈집…한산한 삼성동 자택 앞엔 탄식만

18일 만에 다시 빈집…한산한 삼성동 자택 앞엔 탄식만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자, 한동안 조용하던 자택 앞에서도 소란이 일었습니다. 법원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가던 지지자들도 항의하거나 실의에 빠진 모습입니다.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신새롬 기자. [기자] 네, 저는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나와있습니다. 오늘 새벽 3시쯤 법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을 발부하면서, 이곳에 모인 지지자들은 곳곳에서 탄식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지금 이곳은 다시 차분한 분위기를 되찾은 상황인데요. 일부는 구속이 결정된 직후 "인정 할 수 없다"며 고성을 내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는데요. 한 지지단체는 자택 앞에서 "대통령님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성명을 발표한 지지자들은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고, 단체 회장은 삭발로 항의의 뜻을 표현했습니다. 이들은 어제 오전 박 전 대통령을 배웅한 뒤, 새벽 3시를 넘겨서까지 구속영장이 기각될거라 믿으며 박 전 대통령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결국 이곳 자택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청와대에서 나온지 18일 만에 거처를 서울구치소로 옮기게 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이동한 이후 지금까지 대부분의 지지자들은 법원 앞으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0여 명이 남아서 박 전 대통령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던 법원 앞 지지자들은 구속 소식에 반발했습니다. 일부는 경기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집회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제 아침 박 전 대통령의 출석을 막으려는 지지자들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던 이곳 자택 앞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지자들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어 경찰은 자택 인근 경비를 유지 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41(기사문의) 4409(제보), 카톡/라인 jebo23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돼 내리 5선을 했으며 정치권력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1979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잃고 청와대를 나온 박 전 대통령은 중구 신당동, 성북구 성북동, 중구 장충동 등 서울 강북에서 살다가 1990년 강남구 삼성동에 둥지를 틀었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은 공시가격 기준 대지(484.00㎡·146평)와 건물(317.35㎡·96평)을 합친 27억1천만원으로 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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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박 전 대통령을 칩거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삼성동 자택은 늘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1993년 수필집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을 발간하고 나서 박 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삼성동 자택에서) 집안일을 도와주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도와주는 사람'이 누구였는지 알 수 없지만, 각종 공과금은 박 전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이 관리해온 것으로 보인다.

삼성동 자택의 유선전화는 박 전 대통령을 1998년 국회 입성 때부터 그림자처럼 수행해오던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 비서관 명의로 개설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집으로 안 전 비서관의 이름이 찍힌 요금명세서가 배달된 게 언론에 포착됐다.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은 2002년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 출입기자들을 초청하며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됐다. 이후 2004년 당 대표 시절에도 몇 차례 기자들을 집으로 불러 식사를 했다.

당시 집 안 곳곳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나란히 서 있는 그림,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그린 그림, 모친인 육영수 여사가 수놓은 한반도 액자, 가족사진 등이 걸려있었다.

2013년 2월 25일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로 33년 3개월 만에 복귀하고 나서 삼성동 자택은 4년 넘게 비어 있었다.

오랜 기간 사람 손이 닿지 않았던 만큼 삼성동 자택 내부를 보수하는 데 꼬박 사흘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정작 주인은 언제 돌아올지 모를 길을 또다시 떠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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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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