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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알아서 달리고 선다…서울대 자율주행차 K7

송고시간2017-04-0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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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킨텍스 주차장을 벗어나자마자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뗐다. 그러자 마치 유령에게 잡힌 듯 핸들은 저절로 좌우로 움직이며 차체의 자세를 잡아 나갔다.

교차로 앞에서는 알아서 멈췄다. 주차된 대형 트럭의 옆을 지날 때는 조심스럽게 속도를 더 줄였다. 일반 세단 옆보다는 위험도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자율주행차로 개조된 기아차[000270] K7에 올랐다.

이날 막을 올린 2017 서울모터쇼 '자율주행차 시승행사' 가운데 하나였다.

시승차량은 서울대 차량 동역학 및 제어연구실(이경수 교수)이 제작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국내 대학 최초로 자율주행차량 실도로 임시 운행 허가를 받았다.

이 차량은 각종 고가센서가 필요한 기존 자율주행차량과 달리 이미 상용화 단계의 저가 센서만 종합적으로 활용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자율주행 기술 단계(1~5단계)에서 4단계 등급에 해당한다.

사람이 수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3단계와 달리 4단계에서는 차량이 자체 판단에 따라 주행하고 주차까지 할 수 있다. 운전자 개입 없이 시스템은 정해진 조건 내에서 모든 상황을 통제하며 주행한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CcGdBPbrTIk

이날 주행거리는 4㎞. 킨텍스 주변 대로와 이면도로를 달린 뒤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차량 외부와 내부는 일반 K7과 다를 바가 없었다. 각종 센서가 주렁주렁 달려 있을 것이라는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

태블릿이 운전석 앞 거치대에 올려져 있는 점 정도만 일반 차량과 달랐다. 태블릿에는 주변 차량의 움직임 등이 표시됐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박사 과정에서 자율주행 분야를 공부하는 정용환 연구원이 운전석에 앉았다.

정 연구원은 "레이더, 카메라 등 각종 센서가 모두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탑재됐다"고 설명했다.

교차로에 다가가자 서서히 속도를 줄였고 정지선에서 3~4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멈췄다. 정지선과 차의 간격이 지나치게 넓지 않으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정용환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정지선 바로 앞까지 딱 붙여서 정차시킬 수 있다"며 "다만 지금 시승은 일반인 대상이라 무서워하실까 봐 거리를 넉넉하게 뒀다"고 말했다.

교차로에서 다시 출발할 때나 차선을 변경할 때는 운전자가 태블릿 화면을 눌러줘야 했다. 역시 현재 기술로 교차로 자율 통과나 차선 변경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일반 시승행사라 안전도를 높였다.

정용환 연구원은 "향후 경찰청이 신호등 점멸 정보를 이 차량에 제공하게 되면 완전 자율로 더욱 안전하게 교차로를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량은 최고속도만 정해주면 스스로 속도를 조절한다. 이날 시승에서는 대로는 시속 60㎞, 이면도로는 시속 20㎞까지 최고속도를 설정했다.

야간 주행도 가능하다. 밤에도 주변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카메라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차 앞으로 갑자기 사람이 뛰어들 때 등을 대비해 비상 제동 성능도 갖췄다. 이날 시승코스에는 주위에 달리는 차량이 거의 없어서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승 후반 이면도로를 빠져나와 우회전하면서 감속했다. 곧바로 대로로 접어들자 차는 속도를 높였다.

정해진 코스를 완벽하게 따라 움직이다가 킨텍스 주차장이 눈에 들어오자 다시 알아서 속도를 줄였다. 이 차는 주차장 입구에 정확하게 정차하면서 이날 임무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시승기] 알아서 달리고 선다…서울대 자율주행차 K7 - 2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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