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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도, 저자도 비공개…일단 한 번 사보세요"

송고시간2017-04-0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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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 출판사, 블라인드 판매 이벤트 화제

제목과 저자를 알 수 없도록 포장된 'X책'
제목과 저자를 알 수 없도록 포장된 'X책'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미안하지만 책 제목도, 저자도, 내용도 알려드릴 수 없어요. 그렇지만 일단 사보시면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한 번 믿어보세요."

출판사들이 제목과 저자를 가리고 신간 도서를 판매하기로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 출판사는 1일부터 각각 '마음산책X','북스피어X','은행나무X'라는 이름의 책을 교보문고와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 인터넷서점을 통해 예약판매하고 있다.

독자가 알 수 있는 것은 이들 책이 모두 소설이라는 것과 가격, 페이지뿐이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이달 24일까지 예약판매되고, 25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는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역시 제목과 저자를 숨긴 채 책을 판매한다. 'X책'의 정체는 5월16일 자정에 공개된다. 예약판매된 책이 배송되는 25일부터는 책의 정체가 사실상 공개되지만, 출판사들은 미리 책을 받아본 독자들에게 비밀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세 출판사의 대표들은 함께 일본과 유럽의 서점을 돌아보면서 이번 이벤트를 생각해 냈다. 일본에서는 'X문고', 유럽에서는 '서프라이즈 노벨'(A NOVEL SURPRISE),'블라인드 데이트 위드 어 북'(Blind Date with a Book) 같은 이름으로 서점들이 자체적으로 제목과 저자를 숨긴 채 책을 판매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도 블라인드 이벤트를 시도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X책'의 홍보 이미지

'X책'의 홍보 이미지

대표들은 거듭된 아이디어 회의를 거친 끝에 'X책'의 기준을 정했다.

개인 취향을 많이 타는 에세이나 인문서 대신 소설을 내기로 의견을 모았고 책 가격도 1만2천800원으로 통일했다.

독자들의 호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판매가 시작된 1일은 토요일로, 일반적으로 인터넷서점의 판매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요일이다. 그런데도 평일 판매량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출판사들은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인터넷에서는 'X책'의 정체를 알아내려는 독자들의 추리도 시작됐다. 다행히도(?) 아직 정답을 맞힌 독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이번 이벤트의 목적은 책의 정체를 감추는 게 목적이 아니라 독자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보통 책의 저자와 제목을 보고 구매하지만 편견 때문에 안 팔리는 책들이 있다"면서 "이번 이벤트는 저희가 잘 만들어볼 테니 '일단 한 번 읽어볼래요"라는 일종의 '프러포즈'"라고 말했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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